.사실 현실에 안주했다면 그냥 대만에 머무는 게 나았다. 올해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재계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타우트는 웨스 벤자민(kt), 카일 하트(NC) 등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과 친분이 있었고, 한국 무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스타우트는 "한국에 일단 와서 그 기회를 한번 받아보고 싶었고 내 커리어에 한 단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면서 "한국 KBO 팀에서 연락이 오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기회였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쩌면 '코리안 드림'이었다.
그 꿈은 현실화되는 듯했다.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7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좌완으로 평균 140㎞대 중반, 최고 시속 150㎞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스위퍼성 슬라이더 등 결정구의 움직임도 있었다. 그렇게 스타우트는 자신이 던진 세 차례 등판에서 팀이 모두 이겼고, 개인적으로도 1승을 챙겼다. 하지만 꿈은 더 오래 가지 못했다. 19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했으나 2회 투구 중 허벅지를 다쳐 강판된 끝에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당초 이날은 스타우트의 등판일이 아닌, 에릭 라우어의 등판 순번이었다. 하지만 라우어가 손톱 쪽에 작은 문제가 있었다. KIA는 스타우트에게 나흘을 쉬고 등판할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고, 스타우트는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남은 두 차례의 등판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는 후문이다. 8월 15일 이후 입단해 규정상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못하는 신분이지만, 정규시즌 마지막은 자신의 손으로 책임지며 팀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입단 당시부터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은 인성과 워크에식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19일 두산전 시작은 좋았다. 1회를 가볍게 요리했다. 그러나 2회 들어 공이 다소 몰리고, 잘 맞지 않은 안타가 나오면서 위기에 몰렸다. 결국 2회 3실점했고 정수빈 타석 때 공을 던지다 왼쪽 허벅지를 다쳤다. 중심이 무너지며 마운드에 쓰러진 스타우트는 곧바로 글러브를 벗고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를 계속 할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절뚝이며 마운드를 내려간 스타우트는 쥐고 있던 공을 집어 던지며 갑작스러운 불운을 한탄했다. 경기 후 조용히 홀로 걸어 버스에 올라타는 스타우트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잡담 기아) 스타우트 기사 슬퍼..
3,686 4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