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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유수(流水)처럼 흘러갔다. 강아지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세웅시를 챙겼으나 보름이 지나도록 세웅이 기억을 찾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강아지들의 애타는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가. 사흘 후 인천에서 별들의 축제가 개최(開催)되었다. 세웅은 무척이나 유능한 갈매기였으므로 그의 참가는 확실할 터였다. 강아지들은 세웅과의 재회(再會)를 기대하며 정성들여 공양을 드렸다.
그 날은 의식을 치른지 스물이레가 되는 밤이었다. 별 하나가 남동쪽으로 떨어졌다. 공명(共鳴)하듯 주위 별들 서넛도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거늘, 눈을 감고 기도하는 강아지들은 눈치채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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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별들의 축제날이 다가왔다. 인천은 팔도강산(八道江山)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시끌벅적했으니. 강아지는 아침부터 입구에 나와 손님들 면면(面面)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세웅을 찾던 중, 해괴한 일행을 목격하였다.
사자와 독수리가 갈매기를 사이에 두고 연신 입을 맞추고 있었다! 강아지는 망측한 무리들 사이에 슬쩍 끼어들었다가 맹수들의 거센 반발-다소의 폭력을 동반한-에 쫓겨나다시피 건물 안으로 도망쳤다.
그 건물은 축제 관계자들만 출입(出入)할 수 있는 곳이었으나 바쁜 탓에 그 누구도 강아지를 신경쓰지 않았다. 강아지는 어슬렁거리며 복도를 걷다가 그리운 냄새를 맡았다. 익숙한 체취를 따라가자 예상대로 저 멀리 세웅의 뒷모습이 보였다.
강아지는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뛰어가려다가, 세웅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멈추었다. 만에 하나 그가 자신을 못 알아본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한 까닭이다.
세웅은 무언가 고뇌하는 듯 미동도 않고 서있었다. 강아지는 슬쩍 세웅이 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역대 별들의 축제에서 가장 본새 나는 생물을 뽑는 설문이었다.
세웅은 한동안 예시들을 살펴보다가 결심(決心)한듯 부리를 열었다.
-로-맥이라는 자를 기억하오. 외국에서 온 자가 인천의 뜻 깊은 인물을 모방하뫼, 그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소.
강아지는 전율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로-맥은 7년 전 외국에서 온 단모종(短毛種) 강아지로, 부족원으로 오랫동안 동고동락(同苦同樂)한 동료였으니. 세웅이 그를 언급한다는 것은 그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방증(傍證)이었다.
강아지는 당장 세웅을 부르려다가 멈칫했다. 벽에 걸린 시계가 오午시 한 식경食頃(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음이다. 강아지는 잠시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눈을 감고 기도하였다.
기억을 되찾았어도 세웅의 안녕(安寧)을 바라는 마음은 계속되었기 때문이리라. 이윽고 강아지가 눈을 떴을 때, 세웅은 양 날개를 활짝 펼치고, 동경하던 그 모습 그대로 이륙(離陸)하였다.
11시 30분.
한낮의 태양보다도 반짝이는 별이 푸른 하늘에 떠올랐다.
강아지는 그 찬란한 비상(飛上)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完
종신롯데 쓱세웅 영원하리 ٩૮₍˶•᷅ᗝ•᷄˶₎ა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