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소형준은 "내 승리는 생각 안 하고 있었다. 올해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등판하면 잘 던져보자'는 마음으로만 임하고 있다"며 "운 좋게 내가 투구하고 나서 대량 득점이 나오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팀에도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고 덤덤히 말했다.
첫 구원승에 관해서는 "선발투수로 6~7이닝을 소화하고 승리를 챙기다 1이닝을 막고 승리를 기록하니 조금 편한 느낌은 있다. 최소 5이닝은 던져야 선발승 요건을 갖출 수 있는데, 이렇게 하니 왠지 1+1 물건을 산 기분이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소형준은 "2-0이면 지금 불펜에서 홀드를 쌓고 있는 투수들도 부담감을 가질만한 상황이다. 처음에 감독님이 등판하라고 하셨다가 취소하셨다. 감독님께서 내게 '항상 긴장하고 있어라'라는 메시지를 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사실 첫 등판은 5점 차 이상의 상황일 것이라 예상했다. 점수가 타이트할 땐 소파에 앉아 TV로 경기를 보면서 형들을 응원해 주곤 했다. 2-0 (사건) 이후로는 어떤 점수 차든 나갈 수 있겠다고 여기며 긴장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원투수의 삶은 낯설고 고단했다. 소형준은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것부터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선발투수였을 때는 투구한 다음 날 회복하고 경기 전에 무척 편한 마음으로 샤워했다. 사우나도 했다"며 "불펜투수들은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압박감 때문에 몸이 더 피곤하고 피로한 것 같다. 그래도 1군에서 이렇게 야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소형준은 "늘 선발로만 뛰다 불펜으로 준비한 지 일주일 정도 됐다. 구원투수들의 고충을 느끼고 있다"며 "선발투수가 잘 던지다가 갑자기 흔들리면 불펜진에 오는 묘한 긴장감 등도 있더라. 다시 선발로 돌아가면 더 안정감 있는 피칭을 해야 한다고 다짐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형들과 선발과 불펜 중 누가 더 힘든지 이야기할 때 '당연히 선발이 더 힘들죠. 이닝 수만 봐도 훨씬 많은데'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불펜에서 뛰어보니 구원투수들이 더 힘든 것 같다. 고마움도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투구 후 팔 상태나 회복 속도는 어떨까. 소형준은 "투구한 당일에는 뻐근함이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다. 하루 이틀 지나면 완전히 좋아진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며 팔이 적응해 나가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2군에서 던졌을 때보다 컨디션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점차 중요한 상황에도 나서고 있다. 소형준은 "정말 그라운드에서 투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중요한 상황,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재활하는 내내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투구하려 한다"며 "등판하면 최대한 실점하지 않고 잘 막으려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ttps://naver.me/GzEhFBJa
맨듀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