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상황을 돌아봤을 때 어떻게 시도하게 된 것일까. 황성빈은 "2루수가 베이스에 붙어 있어서, 처음에는 1~2루간으로 1루수가 앞으로 들어오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늘 내게 몸쪽 직구 승부를 많이 하길래, 직구를 과감하게 노렸는데 파울이 되더라. 그래서 플랜을 바꿔서 2루수 위치를 봤다. 1루수가 앞으로 들어오고, 2루수가 베이스에 조금 더 빨리 들어갈 수 있게 댔는데, 결과가 잘 따라준 것 같다. 나도 살기 위해서 댔던 세이프티 번트였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싱긋 웃었다.
황성빈이 빛난 장면은 8회말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는 수비에서 1점을 막아냈다. LG 박해민이 친 타구를 잡아낸 뒤 홈을 향해 정확하게 뿌리면서 3루 주자의 태그업을 막아내기도 했다. 황성빈은 "(박)해민이 형이 컨택 위주의 타자이기 때문에 조금 앞에서 수비를 하고 있었다. 짧은 타구가 나오면 홈에 길게 던질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일단 공이 손에서 떠나고 나서는 어디로 가는지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일어나니 팬들분들께서 환호를 들려주시더라. 그때 '3루 주자가 홈에 못 들어갔구나'라는 생각에 기분 좋게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3연승을 질주, 여전히 희미하지만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황성빈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더운 날에도 팬분들께서 많이 찾아와 주시지 않나. '우리가 꼭 이기자. 그리고 기분 좋게 퇴근하자'라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서 했던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며 "앞으로 이겨야 할 경기가 많다. 체력적으로 힘든건 사실이지만, 시즌이 끝나고 쉬어도 늦지 않다. 선수들 모두가 쏟아붓는게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짜 그 황성빈 번트가 고씨 자전거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님ㅋㄱ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