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세리머니 직후 취재진과 만난 KIA 이범호 감독은 “팬분들이 가장 감사한 선수”라며 모든 우승의 공을 KIA팬들에게 돌렸다.
◇이하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Q. 우승 소감은?
정규시즌 우승할거라 진짜 생각도 못했다. 캠프 때부터 준비 잘해준 선수, 코칭스태프, 대표이사님, 단장님 비롯한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이 시즌을 잘 치를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올시즌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2017년 정규시즌 우승을 선수 때 처음하고, 감독으로서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차지했다. 너무 감사드린다.
오늘 아침에 (2017년 우승을 함께한) 김기태 감독님과 통화를 한 번 하고 왔는데 그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항상 힘내게 해주신 KIA 팬분들과 함께 잔여 경기 잘 보내고 한국시리즈 준비하겠다.
Q. 김기태 감독과 무슨 대화를 나눴나?
기운을 한 번 받고자 전화드렸는데, 단순 명절 안부 인사였지만, 지난 시간 동안 함께한 많은 분들이 기억난다. 요 며칠 계속 그런 분들과 연락하게 되는 것 같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저희가 이렇게 올시즌 잘 마무리했으니, 남은 포스트시즌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
Q. 돌아봤을 때 가장 위기였던 순간은?
올시즌은 ‘너무 많은 시련을 주신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투수들이 빠져나간 게 가장 큰 위기였다. 윌 크로우가 나갔을 때 큰 위기라 생각했는데, 이의리 윤영철이 연달아 빠지며 큰 위기라고 생각했다. 걱정이 많았는데 남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잘 메꿔줬다. 우리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라 생각해서 더 이상 위기라 생각하지 않고 나아갔다.
Q. 올시즌 팀이 어떻게 바뀌었나?
플레이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어떤 선수가 그 자리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게 코치진의 역할이다. 확실히 우리 선수들은 제가 14년 간 KIA 있으면서 느끼는게, 오늘 한 경기는 실패해도 내일부턴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다면 1회부터 9회까지 언제든 우리는 점수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누가 나가든 누구든 잘 할 수 있으리라 봤다. 선수들에게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려고 했다.
Q. ‘초보 사령탑’이란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누구나 초보 사령탑은 거쳐야 하는 자리다. 겪게 됐을 때 그 감독이 그 시절에 어떻게 했는지가 5~10년 뒤에 봤을 때 기록으로 다 남는다. 그런 부분들은 내가 절대 초보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경기에만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왔던 것 같다. 앞으로 제 감독 생활에 있어서도 방심하지 않고 쭉 이렇게 가겠다. 매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
Q. 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는데?
선수들 넣고 빼고 하는게 정말 힘든 것 같다. 투수 바꿔야 하는 타이밍, 대타 썼을 때 그 선수들의 기분, 수비 실책에 대한 질책 등등 다 힘들었다. 그런 걸 잘 빼주고, 선수들과 관계에서 틀이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제가 생각했던 대로 선수들이 잘 움직여줬다. 유대관계를 잘 이어가려 노력했다. 선수들과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Q. 9회초 경기 끝나기 직전부터 3루쪽에서 함성이 나와 우승을 직감했을텐데?
오늘 경기에서 이기고 세리머니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경기를 졌어도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광주로 돌아가면 홈팬분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기대된다. 함성이 들릴 때 와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두근두근한 기분이 들었다.
Q. 가장 고마운 선수는?
팬분들이 가장 고마운 선수다(웃음). 한 명 뽑기가 힘들다. 전부 다다.
Q. KIA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100% 우승을 차지했다. 부담은 없나?
부담은 없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한국시리즈 올라가면 우승을 해야하는 거고, 남은 시간동안 선수들과 함께 잘 준비하겠다. 고민 많이 하겠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을 때 어떤 난관이 올지 생각해보며, 한국시리즈를 겪었던 선배들께도 조언을 구하겠다. 한 달 동안 해야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길지 고민하겠다. 좋은 분위기 만들겠다. 11번 올라가서 다 우승했으니, 12번째 올라가서도 우승하겠다. 최고의 전력을 갖고 한국시리즈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