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KT도 김동현 지명을 두고 고민했다. 드래프트 3일 전까지만 해도 김동현이 아닌 다른 선수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김동현이 대만에서 치른 U-18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보여준 투구에 마음이 바뀌었다.
이 감독은 16일 “처음에 봤을 때는 팔이 너무 크게 나왔다. 너무 크게 나와서 공이 날리는 모습도 있었다”며 “그런데 대표팀에서 좋아졌더라. 대표팀 경기에서는 짧게 나왔다. 날리는 공도 거의 없었다. 사실 다른 선수를 뽑기로 했는데 드래프트 3일 전에 스카우트 팀에서 마지막 영상이라며 대표팀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영상을 보니 달라졌더라”고 밝혔다.
프런트의 눈도 다르지 않았다. 11일 김동현 지명 후 KT 나도현 단장은 “우리 순번에서 김동현을 지명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보시다시피 투수로서 굉장히 이상적인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며 “우리 스카우트팀이 오랜 기간 관찰했다. 이번 U-18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확신을 가졌다. 향후 KT 선발진에서 한축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서 지명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동현은 지난 3일 태국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0볼넷 2삼진 무실점했다. 이후 두 경기에서도 볼넷 없이 무실점 피칭을 하면서 과제를 해결한 모습이었다. U-18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3경기 3이닝 0볼넷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고교 시절 적은 투구수도 KT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김동현이 고교 시절 정규 경기에서 던진 투구수는 287개가 전부다. 서울고 전력이 강한 만큼 김동현에 대한 의존도도 높지 않았다.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프로에 입단하면 계획대로 기량이 향상될 수 있다. 입단 후 수술대부터 오르는 유망주와 비교하면 시작점이 달라진다.
이 감독은 “많이 안 던져서 그런지 어깨가 참 싱싱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이 부분도 우리가 김동현을 지명하는 데에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됐다”고 밝혔다.
선발 야구가 최대 장점인 KT다. 그러나 늘 선발 야구가 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 다가오는 겨울 엄상백이 FA를 신청할 수 있으며 소형준도 이듬해까지는 재활 시즌이다. 즉 김동현이 들어갈 공간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다가오는 겨울부터 김동현 선발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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