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가 SSG전 호투에 힘입어 계속해서 1군에서 기회를 얻나 싶었는데, 어깨에 이상 신호가 왔다. 병원 검진 결과 어깨에 피가 고였다는 소견을 들었고, 그때부터 재활을 반복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워낙 팀 사정이 급하다 보니 김민규는 어깨를 회복했다 싶으면 한번씩 1군에 올라왔지만, 열흘을 채 버티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시즌 도중 2군행을 통보만 6차례 받았다.
몸이 마음과 같지 않으니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김민규는 "올 시즌 계속 어깨가, 어디가 찢어지고 그런 것은 아닌데 피가 고여서 그럴 때마다 조금씩 안 좋았다. 그러면 한 1~2주를 쉬어야 하고, 그러다 또 투구하면 또다시 피가 고이고 이런 경우가 있어서 조금 아쉽게 많이 시간을 날렸다. 1군에서 처음 선발하고 2군 내려가고 그때부터 계속 (어깨 상태가) 왔다 갔다 했다. 8월 초에도 1군에서 올리려고 했을 때 어깨가 또 한번 안 좋아서 1주일 더 쉬고 그래야 했다"고 털어놨다.
김민규는 지난달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선발투수 임무를 맡고 1군에 등록됐다.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가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접게 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고, 대체자로 김민규가 낙점됐다. 두산이 5강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서는 승리가 꼭 필요했는데, 김민규는 이날도 5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8-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규는 "사실 1회부터 던지다가 미끄러지면서 허리 근육이 살짝 올라왔다. 그래서 오히려 힘을 빼고 계속 제구에 초점을 맞췄는데, 타자들이 계속 쳐서 아웃되고 그러면서 슬슬 풀렸던 것 같다. (5이닝 66구라서) 계속 던져야 했는데, 아무래도 허리 때문에 일찍 내려왔다. 다음 날도 (최)승용이가 투구 수를 많이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니까 내가 이닝이라도 많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대신 구속은 떨어져 있었다. 2군에서는 시속 147㎞까지 나왔는데, NC전에서는 직구 구속이 140㎞ 초중반대로 형성됐다. 김민규는 "2군에서는 괜찮았는데 1군에 올라와서 바로 허리가 그렇게 돼서 세게 못 던지겠더라. 처음에 구속이 안 나와서 '큰일 났다. 진짜 막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잘 막더라. 야구는 참 모르겠다. 시속 130㎞로 던져도 막을 때가 있고, 150㎞로 던져도 못 막을 때가 있다"며 웃었다.
늦게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김민규는 "나도 이제 후배들을 도와주고, 짐을 조금 덜어줘야 한다. 후배들은 팔을 아껴야 하고, 나는 써야 할 때"라며 "남은 경기에 일단 꾸준히 출전해서 계속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가을야구도 2021년에 마지막으로 하고 군대(상무)에 다녀왔는데, 또 한번 나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강조하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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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진짜 다들 밑에 애들 팔 아껴줘야한다고 하는거 슬프다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