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잔여 경기에서 모두 출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9년간 이어온 170이닝 소화를 올해에도 하기 위함이다. 잔여 경기 일정 및 KIA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했을 때 양현종은 최대 4경기 정도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령탑 입장에서는 베테랑 양현종을 아끼고 싶을 터. 더군다나 올해 KIA는 대권에 도전하는 팀이다. 7일 경기 전 기준 78승 2무 50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 매직 넘버를 9로 만들었다. 어느정도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해지면, 쉴 틈없이 시즌을 치러온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단 그러기엔 양현종의 의지가 너무나 컸다.
최근 만났던 이범호 KIA 감독은 “우리가 경기하고 쉬는 일정도 있어서 여러모로 쉬어주는 방안도 생각했다”면서도 “본인이 (팀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170이닝 돌파가) 결정된 이후 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170이닝 돌파를 목표로 하는 것이 워낙 뚜렷한 선수다. (정규리그 우승 및 170이닝 돌파가) 정해지면 그때 빼서 휴식을 줘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우완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타구에 턱을 맞고 재활 중인 가운데 양현종은 현재 KIA의 선발진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될 경우에도 양현종은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이 감독이 양현종을 아끼고 싶어하는 이유다.
양현종은 올해 평균 5.2이닝을 소화 중이다. 170이닝까지 15이닝만 남았기에 3경기만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3경기 던지고 (기록 달성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뒤에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네일의 복귀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무리 안 시키면서 응원하는게 최선”이라며 “10년 연속 170이닝은 우리나라에 한 번도 없었던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큰 획을 긋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 의사를 들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170이닝을) 채운다면 그때는 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양현종은 빠른 시기 안에 10년 연속 170이닝 돌파라는 대기록과 마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