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5위에서 8위로 추락한 SSG에 최근 가장 큰 고민은 타선이었다. 8월 한 달간 SSG 팀 타율은 0.259, 팀 OPS(출루율+장타율) 0.738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팀의 핵심 최지훈과 최정의 이탈은 이를 가속했다. 타격왕에 도전하는 기예르모 에레디아만이 꾸준히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그 앞에는 홈으로 들어올 주자가 없고, 앞뒤로 흐름이 뚝뚝 끊기니 혼자 집중 견제에 고립되기 일쑤였다. 그런 에레디아마저 침묵하면 영봉패도 우스웠다. 마운드가 7안타만 허용했음에도 4안타 빈타에 시달리며 0-5로 패한 4일 잠실 LG전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조금 달랐다. 에이스 김광현부터 LG전 출전과 승리 의지를 불태웠고 타선에서는 백전노장 추신수가 앞장섰다. 추신수의 1회 초 타석은 그 의지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최원태의 커브를 친 것이 적당한 속도로 1루 베이스를 지나 잠실구장 우측 외야 파울 라인 넘어 담장 끝까지 향했다.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타구에 추신수는 계속해 공을 확인하면서도 발은 쉬지 않았다. 2루에 다다를 때쯤부터 생각보다 LG 우익수의 반응이 더디다고 생각되자 전력 질주를 시도했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듯 중간중간 휘청하는 모습이 보였고 간신히 3루에 도달했다. 올해 개인 첫 3루타였다. 곧이어 정준재가 깔끔한 중전 적시타로 추신수를 홈으로 불러들여 쉬게 했다.
경기 후 추신수는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팀원 모두가 끝까지 놓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팀원들을 챙겼다. 이어 "오늘(5일)은 매 타석 안타든 볼넷이든 끈질기게 어떻게든 나가려고 했다. 경기가 잘 안 풀리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며 "매직넘버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난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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