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은 물론 프로 입단 후에도 이상규는 강속구와는 거리가 먼 투수였다. 2015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지명된 이상규는 과거 자신이 어떤 선수였나는 질문에 “야구 빼고 다 잘하는 선수라는 얘기도 들었다. 고교시절에는 이도저도 아닌 선수였다. 그래서 유격수랑 투수를 병행했다. 유격수하면 ‘어깨 좋다’. 투수 해도 ‘어깨 좋다’ 정도의 평가만 받았다. 프로와서도 야수할지 투수할지 고민했다. 강한 어깨 하나만 믿고 투수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프로 입단 후에도 구속은 안 나왔다. 이천에서 던질 때 전광판을 보면 주로 130㎞대였다”고 돌아봤다.
변화는 현역 입대와 함께 찾아왔다. 2016년과 2017년 의무경찰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상규는 간절하게 야구를 응시했다. 그는 “군대에 가니 전역 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이대로는 야구를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역 복무 중 간절하게 이거저거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훈련했다. 미국 드라이브 라인 영상을 보고 드라이브 라인에서 공부한 한국 트레이너님들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구속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패스트볼 구속이 140㎞ 중반대로 올랐고 올해 캠프에서는 150㎞를 넘겼다. 그는 “어떻게든 내 몸에 있는 에너지를 다 쓰려고 하면서 구속이 올랐다. 발가락 끝부터 손가락 끝까지 다 쓰려고 한다. 군대시절 간절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