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이기기는 했지만 만만치 않은 경기였다. 7~8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삭제해 팀 승리에 공을 세운 전상현은 "이런 경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박찬호도 "우리가 1회 2점, 2회 3점을 냈는데도 삼성이 따라와 뒤집더라. 삼성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최형우는 "양 팀 선수들 모두 고생한 경기었고 멋진 경기를 펼친것 같다. 이긴건 이긴 것이지만 양팀 선수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예우를 갖췄다.
박찬호는 이 홈런을 '인생 홈런'이라고 정의하며 웃었다. 박찬호는 "내 커리어에서 홈런이 몇 개 안 되지만, 그렇게 낮은 공을 친 것은 처음이었다. 보통 높은 공이 찍혀서 가야 한다"고 웃으면서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 경기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 모두가 '꼭 잡자'고 했던 게 이렇게 멋진 승부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만원 관중의 함성 속에서 치른 이 경기가 큰 무대를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 또 하나의 의의를 짚었다.
최형우는 "오랜만에 100타점이 목전에 있어서 욕심이 나긴 했다. 막상 달성하고 보니 '아, 내가 아직 죽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령 100타점 소식도 들었는데, 물론 기쁘긴 하지만 이제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진 않고 있다. 부상 부위도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줘서 괜찮고 컨디션도 좋다. 수비도 오랜만에 나갔는데 내 쪽으로 공이 하나 오고 나서 괜찮아졌다"면서 "순위 싸움이 치열한데 오늘도 선수들이 그런 상황을 알고 다들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 당연히 내일도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고, 원정임에도 큰 응원 보내주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치열한 경기를 승리로 이끈 이범호 감독은 "활발한 공격을 앞세워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3점차 뒤진 6회초 공격에서 최형우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찬호의 동점 적시타, 그리고 계속된 2,3루 찬스에서 소크라테스의 결승타가 이어지면서 정말 힘겨운 승부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박찬호가 리드오프로서 5타점 맹활약을 해줬고, 최원준도 하위타순에서 홈런포함 4차례 출루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최형우의 최고령 100타점 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에서는 타자들을 칭찬해주고 싶지만 실책이 실점과 이어진 부분은 반성해야 할 거 같다"며 보완점을 짚으면서 "마운드에서는 곽도규와 전상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선수가 멀티이닝을 책임져주면서 오늘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삼성을 상대로 한 승리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큰 거 같다. 끝까지 힘을 실어준 팬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일도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