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감독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직 17경기가 남았고 오늘, 내일 경기를 하고 또 하루 쉬고 이틀 경기하고 또 이틀 쉬고 그런 식이다. 매 경기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두산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7경기를 치렀다.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롯데(119경기)와 8경기 차이를 보일 정도여서 잔여 경기 일정이 다소 여유로운 편이다.
힘겨운 시기를 버텨냈지만 뒤늦게 행운이 찾아왔다. 두산은 현재 선발진이 취약하다. 조던 발라조빅과 곽빈, 최원준이 있지만 최준호가 부상 이탈했고 브랜든 와델의 부상 이탈에 단기 대체 선수로 데려온 시라카와 케이쇼가 15일 연장 계약 후 한 경기만 던지고 부상을 당해 선발에 구멍 2개가 난 상황이다. 김민규와 최승용이 임시 선발로 나섰지만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믿고 맡기기엔 무게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다행인 점은 두산은 1일 롯데전을 치른 뒤 2일 휴식일을 가진 뒤 3,4일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또 이틀 휴식을 취한다. 7일 KT 위즈전 이후엔 또 이틀 휴식에 돌입한다. 선발진을 풀가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가 있다.
브랜든과 시라카와 부상 회복 상황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밝힌 이 감독은 "저희가 경기가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곽)빈과 발라조빅은 계속 정상적인 로테이션으로 간다"고 못박았다.
확실히 믿고 맡길만한 선발 카드는 2명이라고 못을 박은 셈이다. 나머지는 경기 일정과 상황에 따라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 중간에 틈이 많이 생길 때 최원준 선수도 있고 지난주 (최)승용이도 있다. 승용이는 아직 투구수가 선발 투수처럼 80개, 100개 이상은 되지 않지만 지난 경기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김)민규도 좋은 피칭을 했다. 선발로 던질수도, 나머지 선수들이 중간으로 갈 수도 있고 여러 방안이 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생각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용과 김민규의 1+1 전략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 감독은 "둘 다 같이 선발로 나갈 기회는 없을 것 같다. 이제 경기가 일주일에 3경기, 많으면 4경기를 치른다"며 "선발 투수가 5명 다 필요가 없다.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불펜진 운영도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처럼 운영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주에 김택연 한 번, 이병헌 한 번 던졌다. 이병헌 선수는 3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택연이도 22개 던졌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힘은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며 "오늘, 내일 경기에 조금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필승조들이 승리하고 있다면 자주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선발 투수가 5이닝, 6이닝 던져주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제 그럴(그걸 믿고 기다릴) 때는 아닌 것 같다"며 "매 이닝 집중을 해서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스코어에 따라 투수진 운영에 변동을 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필승조가 조금 빨리 나올 수도 있다. (이)영하도 있고 (김)강률이, (홍)건희도 있기에 조금 더 (불펜 운영이) 빨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모드 돌입이다. 이 감독은 "이제 그런 상황이 온 것 같다"며 "저희가 힘든 경기를 많이 했다. 경기 취소되는 것 없이, 비도 많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었는데 이제 그 힘들었던 게 스케줄상으로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총력전을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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