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양현종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꺼낸 이름은 '이강철'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KIA 코치 시절 양현종의 '스승'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늘 양현종이 자신의 기록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때마다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양현종 또한 마찬가지. 굵직한 기록을 쓸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이강철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낼 정도로 애틋하다. 이날도 양현종은 이강철의 이름을 수도 없이 외쳤다.
기록 달성에 대한 큰 기쁨까지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강철 감독에게 자랑을 할 생각에 양현종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양현종은 "10년 연속에 대한 기록을 세울 때마다 항상 KT에 있는 이강철 감독님께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항상 '내 기록을 다 깨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어릴 때 나를 키워주셨던 분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우러러보는 선수였다. 오늘의 경우 이강철 감독님께 자랑도 하고 싶다"며 '오늘(21일) KT가 이겼다'는 말에 "그러면 전화가 올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양현종은 등판을 앞두고 엄청난 양의 러닝을 소화하는 루틴을 보유 중인데, 이 또한 이강철 감독의 지도 덕분에 만들어졌다. 양현종은 "드라이브라인과 새로운 훈련이 많이 생겼지만,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스스로와 타협하지 않으려고 한다. 덥고 지치지만 내가 해야 할 운동은 정말 꾸준히 한다. 내 루틴에 자부심이 있다"며 "아무래도 이강철 감독님이 내가 선발 투수로 완성이 되지 않았을 때부터 주입식과 강압적으로 많이 시키셔서 지금의 내 것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양현종의 목표는 170이닝으로 향한다.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년 연속 170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이제 10년 연속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오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최다 탈삼진을 달성해 기분이 좋지만, 10년 연속 170이닝은 많이 벅찰 것 같다. 이는 6~7년 전부터 생각해왔다. 아마 10년 연속 170이닝은 정말 깨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기 전 가장 큰 과제고, 내가 넘어야 할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목표까지 이제 26이닝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