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심우준을 수훈으로 만든 요인은 공격만이 아니다. 수비까지 뛰어났다. 심우준은 2회초 무사 1루서 키움 변상권이 친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서 막아냈다. 자신과 2루수 김상수 사이를 교묘하게 뚫을 수 있는 ‘코스 안타’가 될 뻔했다. 그러나 심우준이 몸으로 막아내자, 김상수가 2루 베이스에 발을 대고 몸을 바짝 엎드려서 공을 잡아내기까지 했다. 심우준은 “(김)상수 형한테 고맙다고 ‘따봉’도 날렸다. 형이 아니었다면 안타가 됐을 타구”라고 고마워했다.
그런데 이 수비 과정에서 남모를 투지가 빛났다. 경기 직전 그라운드에 퍼부은 소나기 탓에 내야 흙이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유니폼이 진흙 투성이가 됐다. 손으로 털 수 없는 수준이었고, 유니폼을 축 처질 만큼 무거워지기까지 했다. 이에 김상수가 진흙을 털어주려다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심판위원에게 경기 속개가 어렵다는 제스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자칫 경기력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심우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유니폼을 계속 입은 채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심)우준이가 공·수에서 분위기를 가져와 줬다”고 칭찬했다.
심우준은 “하필이면 내가 몸을 날린 그 위치에 물웅덩이가 있었다”고 돌아본 뒤 “물기를 흡수할 수 있게 (심판위원이) 새로운 흙을 뿌려 주시려고 해 처음에는 ‘괜찮습니다’라고 했다가 그 곳으로 타구가 향하고 나서는 바로 뿌릴 수밖에 없었다. 진흙이 묻은 뒤 유니폼이 축 처질 정도여서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 팀 분위기에서 내가 다이빙 캐치를 하지 않는다면 (팀 분위기가) 더욱 처질 것 같아서 어떻게든 잡으려고 몸을 던진 게 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살린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심우준 덕분에 KT는 최근 하향세에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날은 강백호와 장난스러운 모습이 그 증거였다. 평소 심우준과 친분이 깊은 동생 강백호는 방송 인터뷰 도중 형에게 아이스박스에 담은 얼음물을 두 차례나 끼얹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취재진처럼 ‘마지막 타석에 왜 토탭으로 타격했느냐’고 직접 질문까지 했다. 심우준은 “토탭이 아니었다. 야구에 집중을 해 달라. 그리고 내일 감기에 걸리면 모두 네 책임”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 “아이스박스를 들고 두 번째 올 때는 통 안에 물이 없었다. 통만 날아왔다. 언젠가 내가 (물을) 뿌리고 말 것”이라며 웃은 뒤 “우리 팀 간판은 (강)백호이지 않은가. 백호가 살아나야 우리 모두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서로 많이 응원해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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