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팬들에게 완벽한 드라마 선사했다. 이번 시즌 세번째 퀄스플이고, 쿠에바스 선수와 삼년만에 성사된 매치여서 승리가 의미를 더한다. 승리 소감 먼저 들려달라.
=타브 이후 첫 맞대결이다. 그때 진게 솔직히 아직도 너무 아쉬운데 오늘 이렇게나마 이길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또 오늘 저희 라팍 개장한 뒤로 첫 백만 관중 됐다고 들었는데 그런 영광스러운 경기에서 잘 던져서 승리 투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뤄진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원태인 선수지만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좀 다짐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일단 우선 절대 먼저 내려가기 싫었고요. 쿠에바스 선수보다. 그리고 점수도 더 적게 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꼭 이기고 싶었는데 그 다짐을 이뤄낸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생각한다.
-팬분들이 걱정하고 계실 게 7회 마운드에서 디딤발 미끄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몸은 괜찮나.
=멀쩡하다. 괜찮다.
-오늘 최상의 컨디션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 첫 이닝부터 제구가 완벽했다. 첫 회 끝나고 내려가면서 스스로 어떻게 느꼈나.
=정말 오랜만에 1회 점수를 안 준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게 내려왔고 오늘은. 요즘 계속 1회에 점수를 좀 많이 주고 시작했는데 1회에 (점수를) 안 줬으니까 끝까지 한번 최저 실점으로 막아보잔 생각으로 2회부터 다시 마음 잡고 올라간 것 같다.
-그렇게 기분 좋은 시작을 했고 오늘 중계석에서 '제구가 예술이다'라고 표현을 할 만큼 잘 들어갔다. 오늘 경기 전체적으로 어땠나
=근래 들어서 가장 안 좋았던 컨디션인 것 같다. 경기 전부터 몸도 너무 무거웠고, 그리고 (공이) 좋다고 칭찬을 해 주셨는데 오늘 생각보다 역투가 엄청 많았다. 그런데 그 역투가 범타로 계속 연결이 되면서 운이 좋았던 하루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원하는 곳에 딱딱 공이 꽂아 들어간 것도 있지만 더불어서 타자에게 틈을 주지 않는 볼배합도 아주 예술이었다. 강민호 선수와 경기 전 이야기 나눈 부분도 있나.
=제가 kt한테 좀 강한 모습도 있었고, 유독 (장)성우형한테만 좀 약했는데. 일단 변화구 어정쩡하게 들어가지 말고 요즘 좋은 직구로 승부 많이 하자고 생각을 해서 민호 형이랑 경기 전에 그렇게 얘기를 하고 들어갔다. 직구는 최근 들어서 장타를 크게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은 있어서 요즘 들어 직구 위주의 피칭을 계속 가져가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지금 이닝 소화력이나 투구수 조절 부분에서 잘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투구 수 관리도 완벽하게 이뤄졌는데 얘기한대로 장성우 선수의 타석에서 승부가 좀 길어졌다. 그리고 인상적으로 빠른 공으로 결국 승부를 잡아냈다. 이 부분도 좀 해소가 됐을 것 같다.
=네 끝까지 빠른 볼로 한 번 밀고 나갔고. 마지막에 민호 형이 체인지업 사인을 한 번 냈는데 뭔가 느낌이 안 좋아서 이제 발을 한 번 풀고 민호 형한테 바꾸고 싶다고 사인을 하고 민호 형도 믿어주셔서 빠른 볼로 한 번 더 승부를 들어갔던 게 오늘 경기 포인트였던 것 같다.
-그 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오늘 최소 실점으로 경기 막아내고 마운드 내려오면서 팬들 환호성이 들렸다. 그때의 기분은 어땠나
=잘 던지고 내려올 때의 그 환호성과 제 이름을 연호해 주시는 건 언제 들어도 정말 너무 기분 좋고 그것 때문에 지금 야구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 하나만 바라보고 지금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내려가는 길에 모자 벗어서 인사까지 건넸는데 메시지도 한마디 전해달라
=일단 올해 너무 더운데도 불구하고 야구장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저희 선수단 모두 지금 순위 싸움 너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끝까지 응원해 주시면 늘 말하듯이 마지막엔 제일 위에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