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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추신수도, 고영표도 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ABS 시대, 각자가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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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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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가 1-4로 뒤진 3회 상황이었다. 1사 후 최지훈이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가 1사 1루가 됐다. 추신수는 1B-2S 상황에서 들어온 4구째 몸쪽 높은 공이 볼이라고 확신했다. 느린 그림으로 봐도 허리보다는 더 위로 들어온 공이었다. 극단적으로 갖다 댄다면 팔꿈치에도 맞을 수 있는 공이었다. 그런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은 이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사실 메이저리그나 타 리그, 어쩌면 KBO리그의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공은 볼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공이었다. 기본적으로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이다. 하지만 올해 사각형 모양의 스트라이크존에 존의 무게 중심이 꽤 위로 이동한 듯한 ABS존은 이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추후 방송 화면에 공개된 3D 화면 결과 그냥 걸친 것도 아니라 공 자체가 존에 다 들어간 공이었다. 우리네 상식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었다.

 

 

 

고영표는 베테랑들일수록 존 설정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자신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고영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그렇게 해왔는데 한순간에 바꾸라고 하니 그 기억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것은 있다. 사실 낮은 체인지업을 안 잡아주고, 낮은 직구를 안 잡아준다. 내가 배워왔던 야구는 그게 아니라 난감하고 당황할 때가 있다"면서 "베테랑일수록 더 어려운 것이다. 지금까지 날아오는 궤적을 보고 있었는데 이게 스트라이크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추신수의 심정을 이해했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는 인간 심판으로 돌아갈 일은 없다. 추세는 ABS다. 이제는 선수들이 적응해야 한다. 높은 쪽을 더 많이 잡아주고, 인간 심판이 상대적으로 박했던 존 모서리에 걸친 공을 잡아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동일한 조건이다. 시즌 뒤 존 수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적응해야 한다. 고영표도 몸부림친다. "어쩌겠는가. 같은 스트라이크존으로 공평하게 한다"고 했다. 이제 ABS존과 싸울 때가 아니라 적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고영표는 언더핸드 투수다. 언더핸드 투수들은 기본적으로 낮은 타점에서 낮은 코스를 공략하는 것을 주무기로 한다. 타자의 눈에서 멀게 시작해 더 멀게 나간다. 고영표는 낮은 제구와 더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라는 '필살기'로 리그 최고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는 ABS존에 이것이 100%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높은 쪽 코스를 조금 더 의식하고 던진다고 했다. 25일 추신수의 삼진 장면 등 많은 공을 평소와 달리 높은 쪽에 던졌다. 고영표는 아직 어색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추신수도 존을 보고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30년 넘게, 그것도 16년을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를 하며 '눈야구'는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았던 추신수다. 자신의 존 설정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추신수가 치지 않으면 볼이다'라는 말이 있었고, 추신수가 심판을 바라보면 대개 오심이었다. 그러나 ABS존은 그 오랜 세월의 존 설정을 부인하고 있다. 적응하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한 시즌이 그냥 지나갈 수 있다. 어차피 은퇴 시즌을 보내는 추신수는 적응보다는 지금까지 하던 그대로 치기로 했다. 이처럼 선수마다 제각기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미 은퇴를 예고한 추신수는 조금 사정이 다른 케이스다. 

고영표는 추신수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고영표는 인터뷰 말미 "이제 마지막 투어를 하시지 않나. 인터뷰로 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다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마운드에서 모자를 벗고 인사를 드려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 "선배님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는데 귀감이 되는 선배님이셨다. 정말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예의를 갖췄다. 

 

 

 

마지막 순간에 ABS 시대를 경험하고 가는 선수, 그리고 앞으로도 리그에서 뛸 날이 많은 선수는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https://naver.me/G1wvJJR9

 

뿌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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