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고영표는 "두 경기 동안 부진하면서 생각도 하고 고민도 했다"며 "감독님이 부르셔서 메카닉이나 투구 로케이션, 커맨드 쪽으로 조언해 주셨다. 그런 부분이 잘 연결돼 좋은 경기한 거 같다"고 흡족해했다. '조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자 그는 "어느 투수든 나이가 들고 지치면 무게 중심이 높아지는데 감독님이 낮게 눌러서 던지면 힘이 붙을 거 같다고 하시더라"며 "영상으로 분석해도 (무게 중심이) 높아진 거 같았다. 좋은 지도 아래 좋은 피칭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산 152승을 거둔 이강철 감독은 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언더핸드스로 중 하나. 워낙 경험이 많으니 고영표의 문제점을 파악, 처방을 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사람(심판)이 아닌 기계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나누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선 스트라이크존 상단, 하이볼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고영표에게 "낮게만 던지는 게 상책은 아니다"라며 "높게 던져 타자 눈을 조금 흐트러트리면 좋은 피칭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사이드암스로 우규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통산 90세이브, 108홀드를 기록 중인 우규민은 산전수전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 고영표와 투구 유형이 비슷하니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 "높은 쪽을 공략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영표는 "그래야 체인지업이 주효하고 직구로 카운트 잡기 편할 거라고 하시더라"며 "든든하다. 선배님과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개인적으로 슬럼프이지 않나 생각했는데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