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승리의 일등 공신", "진짜 덕분에 이겼다", "오늘의 MVP." 경기 종료 후 코치진과 스태프, 선수들이 저마다 이 선수에게 한마디씩 칭찬을 건넸다. 주인공은 KT 위즈 좌완투수 성재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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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성재헌이 마운드에 올랐다. 좌투수로서 좌타자 2명을 맡았다. 먼저 한유섬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문상철이 홈에 송구해 추신수를 포스아웃시켰다. 성재헌은 후속 박성한과의 승부서도 1루 땅볼을 끌어냈다. 이번에도 문상철이 홈으로 공을 연결해 최정을 포스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성재헌의 임무는 거기까지였다. 무사 만루를 2사 만루로 만든 뒤 투구를 마쳤다.
경기 후 성재헌은 "최정 선배가 나올 때부터 몸을 풀었던 것 같다. 올해 무사 만루 등판은 처음이다"며 "사실 내가 등판할 줄 몰랐다. (김)민수 형과 같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당연히 형이 먼저 나갈 것이라 예상했다. 근데 나를 부르셔서 '내가 나간다고?' 하면서 등판했다"고 돌아봤다.
성재헌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감독님께서 공을 갖고 계셨다. '그냥 주자 없다고 생각해라. 한 타자, 한 타자 잡는다고 여겨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덕분에 조금 편해졌다"며 "심장이 터질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떨렸다. 포수 (강)현우를 믿고 던졌다. (2군 훈련지인) 익산에서 호흡을 많이 맞춰봐 현우가 사인 내는 대로, 거기에 던지려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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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할 때, KT 팬들이 큰 목소리로 성재헌의 이름을 연호했다. 성재헌은 "관중분들이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너무 벅찼다. 사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상기된 마음이 잘 가라앉지 않았다"며 "잘했다고 격려해 준 팀원들에게도 정말 고마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 도중 계속해서 쏟아지는 칭찬에 성재헌은 한결같이 "감사합니다. 근데 저 오늘(24일) 몇 개 안 던졌는데"라며 수줍게 답했다. 성재헌은 이날 투구 수 7개를 기록했다. 한 구, 한 구가 무척 값졌다.
자신감을 충전하는 계기가 됐다. 성재헌은 "더 잘해 팀의 신임을 얻고 싶은 마음이 크다. 믿고 쓸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된다면 정말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런 투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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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좌완불펜 재헌이 화이팅 ( و ˃̵ᗝ˂̵ )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