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기아로 명명…마지막 남은 둘째 러브 최근 폐사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2009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V10을 기원하며 아이·러브·기아(I·LOVE·KIA)로 이름 붙여진 벵갈호랑이 삼 남매가 모두 광주 우치동물원을 떠났다.
22일 광주 우치동물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삼 남매 중 둘째 러브(암컷)가 지난달 13일 폐사했다.
첫째인 아이(수컷)는 2019년 다른 지역 동물원으로 옮기고, 막내 기아(수컷)는 2022년 폐사해 러브는 '오빠, 동생' 없이 우치동물원에서 지내왔다.
동물원 측은 통상 호랑이 수명인 15년을 채우고 들쑥날쑥한 식욕에 살이 빠져가는 러브의 모습에 전신마취로 검사한 결과 유선 종양이 온몸에 퍼진 것을 발견했다.
러브는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동물원 측은 전북 임실의 공공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화장한 뒤 우치동물원 한편에 수목장을 마련했다.
호랑이 삼 남매는 2009년 6월 6일 우치동물원에서 태어났다.
동물원 측은 당시 모처럼 1위를 달리던 KIA의 10번째 우승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아이·러브·기아로 부르기로 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개막전에 나란히 등장해 야구팬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KIA는 호랑이 기운을 받고 10번째 우승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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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821424?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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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의사는 러브의 평소 성격이 온순했다고 회상한다. 사육사들이 먹이를 주기 위해 입장하면 차분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은 온순한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호랑이 평균 수명인 15살인 된 올해 초부터 러브는 살이 빠지고 야위어 갔다. 평소에 따르던 사육사를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인지를 못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그는 "러브가 점점 밥도 먹지 못하고 수척해져 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며 "노화된 맹수류의 경우 전신 마취를 하면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마취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깊었다"고 설명했다.
러브의 노령 동물 증상을 확인한 우치동물원 측은 정확한 병명 확인을 위해 청주와 전주 등에 있는 맹수류 전문 마취 장비 병원을 물색했다.
우치동물원측은 지난달 14일 어려운 결정 끝에 노령 동물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 정밀진단에 나섰고 전신마취를 한 러브는 검사가 끝난 후 심장이 멎었다.
러브의 사체를 화장할 수 있는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체의 크기가 커 일반 반려동물 장례식장 화구에 들어가는게 어려워서다.
우치동물원은 일부 화장 등을 논의한 끝에 평소 업무협약을 맺은 반려동물 공공장례식장에서 온전하게 화장했다.
박 수의사는 노화한 러브의 마지막을 조금씩 직감했다고 한다.
그는 "동물원에서 새끼가 태어나는 일이 드문데 젖먹이때부터 돌봐와서 수의사와 사육사 모두 한동안 마음이 매우 울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비록 하늘나라에 갔지만 자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 우치동물원 내부에 수목장을 마련했다"며 "최근 장마로 인해 비가 많이 내려서 날이 좋았던 지난 12일 볕 잘 드는 곳에 러브를 묻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수의사는 "러브를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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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러브까지 ㅠㅠ 무지개다리 건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