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숫자가 많고, 지루할 수 있으니 요약 바라는 사람은 맨 아래 참고.
2017년에 기아 타이거즈는 김기태 감독과 함께 동행 야구라는 슬로건 아래 시즌을 시작했고 그 동행은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으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 해 기아는 7타자가 3할, 팀타율 3할, 8경기 연속 1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당시가 워낙 타고투저였던 탓에 클래식 스탯에서 고평가가 살짝 끼어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실제로 17년의 oWAR 1위는 기아(34.73)이 아닌 두산(35.43)이었으며 wRC+ 역시 두산은 114.7, 기아가 113.7로 두산이 1위였다. 그에 반해 올해 기아의 oWAR은 현재 24.36으로 1위이고, 페이스 상으로는 무려 37.3이다. 올해 기아의 팀 wRC+는 무려 116.1. 물론 스탯티즈가 개편되고 나서 WAR과 wRC+ 모두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지만 현재 KBO에서 세이버 스탯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기아의 경우 홈구장 챔피언스필드가 중립구장이기에 잠실, 문학같은 극단적인 구장을 쓰는 타자보단 wRC+가 훨씬 객관적이어서 참고했다는 점 양해 바란다. 그리고 단순 타격 지표만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WAR이 아닌 wRC+를 위주로 글이 진행될 것이다.
17년 기아 타순
1번 RF 이명기 115경기 OPS: 0.830, wRC+: 113.5
2번 1B 김주찬 122경기 OPS: 0.848, wRC+: 113.4
3번 CF 버나디나 139경기 OPS: 0.912, wRC+: 129.5
4번 LF 최형우 142경기 OPS: 1.026, wRC+: 162.1
5번 DH 나지완 137경기 OPS: 0.939, wRC+: 136.4
6번 2B 안치홍 132경기 OPS: 0.886, wRC+: 128.6
7번 3B 이범호 115경기 OPS: 0.870, wRC+: 117.2
8번 C 김민식 135경기 OPS 0.577, wRC+: 43.6
9번 SS 김선빈 137경기 OPS: 0.897, wRC+: 132.2
김민식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OPS 0.8, 우르크 110이 넘는 짜임새 있는 타선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김민식 마저 WAR은 -0.38인데 WPA는 1.82라는 미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2024년 기아 타순
1번 LF 소크라테스 94경기 OPS: 0.890, wRC+: 130.3
2번 CF 최원준 90경기 OPS: 0.821, wRC+: 115.8
3번 3B 김도영 92경기 OPS: 1.042, wRC+: 166.5
4번 DH 최형우 87경기 OPS: 0.913, wRC+: 136.6
5번 RF 나성범 63경기 OPS: 0.846, wRC+: 109.2
6번 1B 이우성 75경기 OPS 0.842, wRC+: 119.3
7번 2B 김선빈 74경기 OPS 0.785, wRC+: 102.8
8번 C 한준수 75경기 OPS: 0.808, wRC+: 107.0
9번 SS 박찬호 86경기 OPS: 0.711, wRC+: 87.4
*한준수, 김태군의 경우 한준수의 타석 수가 더 많아서 한준수를 주전으로 넣었음.
24 기아의 경우, 박찬호 제외 모든 선수들의 우르크가 100이 넘으며 17년도의 김민식같은 타격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타순별 비교
이 두 팀을 타순별로 비교해보면(wRC+)
17이명기(113.5) < 24소크라테스(130.3)
17김주찬(113.4) < 24최원준(115.8)
17버나디나(129.5) < 24김도영(166.5)
17최형우(162.1) > 24최형우(136.6)
17나지완(136.4) > 24나성범(109.2)
17안치홍(128.6) > 24이우성(119.3)
17이범호(117.2) > 24김선빈(102.8)
17김민식(43.6) < 24한준수(107.0)
17김선빈(132.2) > 24박찬호(87.4)
1, 2, 3, 8번 타순은 24년도가 4, 5, 6, 7, 9번 타순은 17년도가 앞서는 걸 볼 수 있다. “주전 라인업만 비교하면 17타선이 더 나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그게 맞다. 비록 김민식이 심각한 구멍이긴 하지만 단순히 중국식 계산으로 주전 라인업의 평균 우르크는 17이 119.6, 24가 119.4로 17년이 근소하게 우위이다. 그렇다면 왜 24년이 각종 지표가 더 높게 나오는 것일까? 바로 백업자원이다. 17 기아에서 100타석 이상 출장한 백업은 서동욱(366타석), 최원준(174타석), 김주형(116타석), 김호령(105타석)이다.
17기아 벤치
서동욱: OPS 0.772, wRC+ 96.9
최원준: OPS 0.813, wRC+ 99.5
김주형: OPS 0.450, wRC+ 13.1
김호령: OPS 0.732, wRC+ 103.1
서동욱 최원준 김호령은 백업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김주형의 성적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24년 기아의 벤치에서 65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은(아직 시즌이 절반 가량 남았기에 65타석을 기준으로 함) 서건창(198타석), 김태군(183타석), 이창진(169타석), 홍종표(87타석), 변우혁(79타석)이 있다.
24 기아 벤치
서건창: OPS 0.793, wRC+ 113.6
김태군 OPS 0.707, wRC+ 80.5
이창진 OPS 0.725, wRC+ 105.2
홍종표 OPS 0.767, wRC+ 107.8
변우혁 OPS 0.686, wRC+ 77.3
서건창은 벤치 자원이라고 믿기지 않을 활약상이고, 이창진 홍종표도 아주 준수하다. 김태군이나 변우혁도 17 김주형에 비하면 훨씬 훌륭한 타격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17 기아와 24 기아 타선의 힘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백업 자원의 퀄리티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요약
1. 17 기아 미친 타선이긴 한데 타신투병이라 클래식 스탯에 좀 거품있음.
2. 17 VS 24하면 1번(소크라테스), 2번(최원준), 3번(김도영), 8번(한준수)이 24 우위, 4번(최형우), 5번(나지완), 6번(안치홍), 7번(이범호), 9번(김선빈)이 17 우위.
2-1. 그 때나 지금이나 4번은 최형우
3. 벤치자원 퀄리티가 24 기아가 훨씬 더 좋음. 거기에 포수 타격 실력 차이도 엄청 큼.
4. 24 기아가 팀 전체적인 타격으로는 더 훌륭한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