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선발 투수 양현종이 한번 해보자고 해 급하게 피치컴 작동법을 익히고 나간 KIA 포수 한준수는 “사인미스는 한 번도 없었다. 잘못 누를 때마다 취소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수와 야수들은 귀 위쪽의 모자 안 접힌 부분에 수신기를 넣고 경기한다. 실제 들어보니 바로 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포수의 수신기만 타자에게 들리는 걸 막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꽂고 헬멧 안쪽에 끼워 착용한다. 선수마다 적응도는 다르다. KIA 한준수는 “한쪽만 꽂으니까 안 꽂은 쪽에 관중 소리 등이 굉장히 크게 들려서 오히려 수신기 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했다.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수신기를 착용하고 던진 양현종은 거의 땅을 보며 음성을 듣는 데 집중했다. 양현종은 “템포가 엄청 빨라진다. 사인 들리는 대로 던지다보니 가속이 붙는 것처럼 빨리 던지는데 그게 좀 어색한 느낌이었다. 내 템포에 나 스스로가 적응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수신기는 투·포수 외에 야수 3명까지 착용할 수 있다. 보통 센터라인에 내야수 둘, 외야수 한 명이 장착한다. 투수와 포수 간 사인을 잘 읽어야 하는 유격수에게 효용이 크다.
KIA 유격수 박찬호는 “수비할 때 포수 사인을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 써보니 수신기를 착용할 때 조금 불편하긴 한데 그거 말고는 딱히 안 좋은 점은 없었다. 기계 오류만 나지 않는다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