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김도현은 페라자의 '따봉'을 봤느냐는 질문에 "나는 못 봤다.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집에 가서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으면서 "그 타석이 진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만큼 모든 것을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김도현은 "친정 팀을 상대로 계속 던지고 있는데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서 나로서는 좋다. 친정 팀이라고 해도 똑같이 상대하려고 했고, 더 잘 던져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한 이닝, 한 이닝 끊어가자는 생각만 했다"고 돌아봤다.
선발 전향 통보를 받은 뒤에 대해서는 "만약 내가 2군에 있다가 이제 선발을 던진다고 했다면 조금 많이 긴장이 됐을 것 같다. 하지만 계속 1군에 있었고 경기에 적응하던 시간이 있어서 긴장은 많이 안 됐다. 일단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그런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60개로 긴 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냥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하자 그랬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경기 후 "김도현이 오랜만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 주었다. 당초 예정은 60개였으나 투구수가 좀 여유가 있어 보여 5회까지 맡겼다. 어제 불펜 투수 기용이 많았기 오늘 투수 운용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도현이가 불펜 부담을 많이 덜어준 경기었다"면서 "선발승을 따 낸것을 축하하고, 앞으로 선발의 한 축을 잘 담당해 주길 바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불펜과 선발에 대해 김도현은 "내가 생각하기에 불펜보다는 선발 체질 쪽인 것 같다. 선발도 해보고 싶고, 불펜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니까 선발 쪽으로 많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쩌면 내년 선발 로테이션을 놓고 경쟁이 시작됐고, 김도현이 그 경쟁 속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의리가 시즌 중반에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도현은 KIA에 거의 없는 우완 빠른 공 선발 유형이라는 특이점이 있다. 자신의 장점을 잘 어필해야 할 때다. 김도현은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나도 잘 준비해서 어떻게든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다 좋은 선수지만 여기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 나도 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잡담 기아) 도현 인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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