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으로서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전인 셈이다. 그런 이 감독은 "희노애락이 다 있었다"는 말로 전반기를 돌아봤다.
프로야구라는 세계에 20년 넘게 있었지만 감독으로서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뜻대로 모든 게 잘 풀렸을 리는 없다. 구상이 꼬이고, 수정하고 보완하기를 반복한 전반기였다. 이 감독은 "정말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부상으로 구상이 많이 흔들렸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부상자들이 계속 나왔다. 시즌 중에는 외국인 투수이자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했던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기도 했다. 이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큰 전력 누수였다. 이 감독도 "한 경기를 이기는 것보다 선수들이 안 다치고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전반기에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 악재 속에서도 선두 자리를 지켰으니 일단 절반의 성공은 한 셈이다. 이 감독은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초반에 부상자들이 좀 있었을 때 대체해줬던 선수들이 너무 잘 버텨줬다. 부상자들도 돌아와서 경기를 하며 지금까지 잘 해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그런 부분들을 잘 받아들여준 것 같다. 전반기에 굉장히 좋은 것도 있었고 안 좋은 것도 있었지만 잘 넘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김도영은 말할 것도 없고, 투수들도 돌아가면서 잘했다. 한 선수가 잘해줬기 때문에 팀이 이렇게 좋은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반기에 느낀 것을 잘 정리해 후반기 팀의 선두 유지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을 두 번째, 세 번째까지 염두에 두고 생각을 하고 있어야 된다는 것을 전반기에 느꼈다"면서 "우리 선수들의 힘은 오늘 경기를 지더라도 내일 경기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들로 많이 바뀌어져 있다는 것이다. 팀이 긴 연패 없이 전반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위기가 있었던 몇몇 경기를 뽑으면서 "후반기에도 그런 경기가 분명히 나올 텐데 내가 안 흔들려야 선수들도 안 흔들린다"면서 자신부터 매 경기 긴장하며 선수단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