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도 구속을 의식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지난겨울 미국 플로리다 개인 훈련 때도 구속 올릴 고민을 했다. 그러나 고영표는 “구속 욕심에 잃는 게 오히려 더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이 있을 수 있는데, 한 가지만 생각하기로 했다”면서 “가진 장점을 살려야 마운드 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영표가 잘 할 수 있는 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딱 하나 구속만큼은 아니라는 얘기다.
구속은 느리지만, 구위는 리그 최상급이다. 고영표 스스로 자신의 장점으로 “무브먼트가 1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교한 제구도 제구지만, 그 이전에 공 움직임이 좋아야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영표가 구속 욕심을 버린 것도 구위 때문이다.
고영표는 “팔 각도를 올리면 공은 빨라지지만, 타자가 맞히기는 더 쉬워지더라”면서 “나 같은 사이드암 투수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공이 돼야 타자도 부담을 느끼고, 체인지업도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몇 ㎞ 구속이 오른다 한들, 공 움직임이 죽으면 평범한 투수가 되고 만다는 게 고영표의 자체 진단이다. 사이드암 투수가 구속 욕심에 어설프게 팔을 들어 올렸다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건 ‘레전드 잠수함’ 출신인 이강철 KT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구속 제구 얘기 나오면 영표 먼저 생각나 ㅋㅋㅋㅋㅋㅋ
구속이 다가 아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