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ABS요? 없습니다"
올 시즌 KBO리그를 강타한 혁명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도입이다. 최근 실험을 거쳐 올 시즌부터 1군에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미국에서도 6년 이상 독립리그 및 마이너리그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지만 아직 선수 노조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메이저리그에는 상륙하지 못한 기술이다. KBO는 볼 판정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위해 제도 도입을 서둘렀고, 몇몇 문제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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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가 KBO의 표준이 되려면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오히려 1군 경기보다 퓨처스리그 경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2군은 ABS가 설치되어 있는 구장보다 그렇지 않은 구장이 더 많다. 강화SSG퓨처스필드에도 ABS 시스템이 없다. 한 관계자는 "3~4개 구장 정도에만 설치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설치를 해달라고 해도 대답이 없다"면서 "카메라를 더 설치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고, 여기에 운영 인력도 더 들어가야 한다고 하더라. 올해는 안 되는 분위기로 들었고, 언제 될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ABS는 설치되어 있는데 운영 인력이 부족해 가동을 안 하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ABS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구장의 팀 선수들은 "2군은 선수도 아닌가 보죠"라고 푸념을 내뱉는다. 1군 선수들은 기존의 인간 심판 존과 ABS 존이 사뭇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선수들도 있고, 원래 높은 쪽 존에 방망이가 잘 나가지 않았던 스타일의 선수들은 사실상 포기 상태라는 말도 있다. 2군 선수들도 당연히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데,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기장이 많다 보니 적응의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이다.
1군에서 주로 뛰다 잠시 2군으로 내려온 한 선수는 "1군 경기장마다 ABS존이 조금씩 다르다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많이 한다. 그런데 2군은 아예 ABS가 없다. 또 다른 세계다. 2군에도 도입을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내년에도 전 구장 ABS 설치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운영 인력이 가장 큰 문제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2군 ABS 설치가 시즌 초부터 지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반 시즌이 지났는데도 진전된 게 거의 없다는 것이다. KBO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야구 관계자는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1군은 총재까지 나서 그렇게 신경을 쓰지만, 2군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만 바라고 있다. KBO가 2군까지 신경을 쓸 만한 구조적·재정적 역량이 없다는 게 잘 드러나는 사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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