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김경문 감독께 이런저런 이유가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KBO가 실행위와 이사회 같은 구단과의 의사소통 체계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쳤다는 얘기는 현장의 반발만 산다. KBO와 우리는 노사관계도 갑을 관계도 아니다. 공존하는 소통을 해야 한다. 감독들, 선수협이 얘기하는 것은 리그를 발전시키기 위해 같이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2022년 CBA(노사협정)부터 규칙을 개정할 때 구단주, 선수, 심판으로 이뤼진 '공동경기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공동경기위원회는 올 시즌부터 타자주자의 1루 주로를 파울라인 바깥쪽 3피트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제한하지 않고, 파울라인 안쪽이라도 잔디가 깔리지 않은 흙 부분은 정당한 주로로 인정하기로 했다. 2023년 이뤄진 피치클락·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대대적인 규칙 개정 역시 공동경기위원회를 통해 정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현장의 불만이 감독의 목소리를 거쳐 기사화하고, KBO가 역시 기사를 통해 반박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것이 바람직한 과정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이런 식이면 자꾸 감독을 통해 얘기가 나온다. KBO가 먼저 현장에 얘기를 해주면 감독들이 불평불만을 드러내지 않을 것 아닌가. 이렇게 박자가 안 맞으면 밖에서 불신이 생긴다"며 "우리는 공동체다. 같이 잘 돼야 같이 먹고 사는 관계"라고 말했다.
30분 넘게, 40분 가까이 목소리를 높이던 염경엽 감독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표로 '총대를 매는' 분위기가 된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듯했다. 그는 "내가 나서고 싶어서 나서는 것이 아니다. 감독과 선수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불만이 많다. 이렇게 쌓이면 터진다. 감독들이 한 마디씩 하면 리그 신뢰성이 깨진다고 생각해서 참아왔다"고 말했다. 또 "감독 코치 선수 모두 사무국을 믿고 야구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랐다.
https://naver.me/G0DhrjN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