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활짝 웃지 못했다. 데뷔 첫 만루포를 쏘아올렸음에도 5회 범한 실책이 머릿속에 남았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화나고 짜증났다기 보다는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기회가 딱 왔을 때 하늘이 만회할 기회를 주시는구나 생각했고, 정말 간절하게 최소한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기분을 이야기했다.
어찌보면 김도영을 상대하겠다는 의도로 보이기도 했다. 소크라테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것을 신경쓰기 보다는 앞선 두 타석에서 전혀 대응을 못했기 때문에 플랜만 생각하고 들어갔다. 그래도 (홈런을 쳐서) 사람 하나 죽이지 않고 살려주셨구나"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충분히 30홈런을 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김도영은 30홈런 또는 20-20 기록을 생각하기 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김도영은 "하다 보면 달성될 것이고, 달성하면 축하받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 미래를 보고 야구를 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항상 수비만 더 생각하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힘든 것도 있다. 오히려 에러를 안하고 무안타를 친 경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에러를 하나 하고 안타를 1개 치면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 잠도 오지 않고 다음날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서 연습을 한다. 연습 뿐인 것 같다.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