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스윙 비율이 떨어진 게 특히 걱정이다. 일본 진출 직전인 2020시즌 알칸타라는 헛스윙 비율(whiff) 10.6%를 기록했다. 공 100개를 던지면 10개 이상 타자 헛스윙을 끌어냈다는 얘기다. 3년 만에 두산 복귀한 지난 시즌에도 10.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규정이닝 기준 2020시즌 리그 전체에서 6번째, 2023시즌에는 7번째로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는 투수가 알칸타라였다.
올해는 7%로 떨어졌다. 복귀 이후 4경기만 따지면 5% 수준에 그친다. 좋았던 때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빠른공 구속이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세 시즌을 뛰는 동안 알칸타라의 빠른공 평균 구속은 늘 시속 150㎞를 웃돌았다. 올해는 148.8㎞로 내려갔다. KBO 리그에선 여전히 가장 빠른공에 속하지만, 알칸타라 기준으로 위력이 반감된 것도 사실이다.
더 문제는 포크볼이다. 알칸타라는 전형적인 파워 피처다. 빠른공으로 윽박지르고, 결정구 포크볼로 삼진을 잡는다. 그런데 올 시즌 포크볼 위력이 예년만 못하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가 던지는 포크볼에 상대 타자들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빠른공 구속이 하락하고, 포크볼까지 위력까지 저하되니 헛스윙이 줄고 탈삼진이 줄어든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다. 지난 시즌 9이닝당 7.59개씩 잡았던 삼진이 올해는 3.83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알칸타라를 향한 구단의 시선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위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렇다고 ‘검증된 에이스’를 무작정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한 한 달간의 공백이라는 참작 사유도 있다. 부상 이탈 전만 해도 구위 저하 징후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는 게 구단 쪽 설명이다. 팔꿈치 통증 여파를 완전히 털어낸다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알칸타라의 부진이 하염없이 길어진다면 언젠가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17일 현재까지 두산은 40승 2무 31패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선두 KIA를 2경기 차로 좇고 있지만, 4위 삼성과도 불과 1경기 차다. 5위 SSG와 간격 역시 3경기로 그리 크지 않다. 선두권 대혼전 속에 외국인 1선발의 부진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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