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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SSG) 천하의 짐승 당황시킨 전설 후배의 돌발 이벤트… 유니폼은 달라졌지만, 동료애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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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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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SSG의 경기 도중에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벤트가 있었다. 2회 초 1사 1루 상황이었다. 마운드에는 SSG의 에이스 김광현(36), 그리고 타석에서는 한화의 베테랑 타자 김강민(42)이 서 있었다.

김광현은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 준비를 마칠 때까지 모자를 벗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준비가 모두 끝나자 김강민을 상대로 꾸벅 인사를 했다. 선배에 대한 예의였다. 김강민과 김광현은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 사이다. 김강민은 2001년 SK(현 SSG) 입단, 김광현은 2007년 입단이다. 김광현이 팀의 에이스로 공을 던지면, 김강민이 외야에 뜬공을 모조리 처리해준 시간만 자그마치 15년이다. 개인적 친분은 말할 것도 없다.

평생 같은 팀일 것 같았던 두 선수는 이제 서로를 적으로 만난다.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고 정들었던 팀을 떠났다. SSG는 김강민의 은퇴를 구상하고 있었지만 김강민은 상대적으로 현역 연장의 의지가 더 강했다. 그 사이 양자의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일어났고, 결국 김강민은 한화에서 현역을 이어 가기로 결정했다. SSG라는 구단 전체 흔들린 대사건이었다. 성난 '팬심'에 그 후폭풍은 거셌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동요가 제법 심했다.


어쨌든 벌어진 일이고, 결정을 내린 김강민 또한 한화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그러나 20년을 넘게 뛴 그 인연이 무 자르듯 정리될 수는 없다. SSG와 한화가 만날 때마다 그라운드에서 김강민을 둘러싸고 간이 수다방이 벌어지기 일쑤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강민이 어색하지만, 웃음꽃을 피울 때는 아직도 SSG 선수 같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SSG 후배들은 여전히 김강민을 소속팀 선배처럼 깍듯하게 대우한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인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90도 인사를 한다. 김강민은 "한유섬은 지금도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가끔 본다. 그런데도 그라운드에서 만날 때마다 120도로 인사한다"면서 "애들이 놀리는 것 같다"고 웃었다. 물론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김광현의 인사도 그 대우의 연장선상이었다. 올해 SSG와 한화는 벌써 11경기를 치렀지만 김광현은 15일이 한화전 첫 등판이었고 타석에 선 김강민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후배로서는 나름 예우를 차린 것인데, 김강민은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강민은 약간 부담스러운 감도 있었다면서 "그렇게 인사하고 커브를 확 던지더라"고 농담 삼아 핀잔을 줬다. 평소 잘 던지지 않았던 커브까지 결정구로 쓰며 기를 쓰고(?) 선배를 잡아낸 것이다. 그러나 김강민은 오히려 흐뭇해하면서 "나도 광현이 공을 치고는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석에서는 각별한 사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어쨌든 승부다. 두 레전드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투수의 공을 바로 쳐야 하는 당시 타석에서는 큰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다. 하지만 돌아보니 복잡한 감정이 공존한다. 여전히 가족을 인천에 두고 홀로 내려온 김강민은 "이적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평소 주위에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을 텐데, 그렇지가 않았다"면서 "그래서 내가 김광현의 공을 쳐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알 듯 모를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한화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겨울은 서로에게 힘든 시기였지만, 어쨌든 훗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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