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경기(48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할 때만 해도 부상 복귀 시즌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구원으로 나서 2⅓이닝 무실점에 홀드 2개를 거두며 우승에 기여했지만 지난해 18경기(80이닝) 2승6패 평균자책점 6.19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80이닝 동안 볼넷 60개, 몸에 맞는 볼 19개. 9이닝당 사사구가 무려 8.89개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14kg이나 감량하며 절치부심했지만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은 기록을 내고 있다. 비FA 다년 계약 이후 3년간 성적은 38경기(35선발·158⅓이닝) 6승15패 평균자책점 6.42. 이 기간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109명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제구가 무너진 데다 느린 슬라이드 스텝으로 인해 발 빠른 주자들이 나가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올해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된다. 낮은 존에 박한 ABS 존도 릴리스 포인트가 낮은 박종훈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공인구 반발력 상승까지 겹치면서 9이닝당 피홈런(1.78개)도 데뷔 후 가장 많다.
퓨처스리그에선 5경기(30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2군에선 더 보여줄 게 없지만 1군에선 도통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위에 올라 순위 싸움 중인 SSG라서 무한정 기회를 제공할 수도 없다. 2026년까지 앞으로 2년 반이나 더 계약이 남아있지만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65억원은 매몰 비용이 될 수밖에 없다. 몸값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써야 할 수준을 넘어섰다.
이날까지 박종훈의 올 시즌 성적은 9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71 WHIP 1.78 피안타율 2할9푼4리. 30⅓이닝 동안 볼넷 19개, 몸에 맞는 볼 7개로 9이닝당 사사구가 7.71개에 달한다. 유일한 승리를 거둔 지난 4월13일 수원 KT전 6이닝이 최다 이닝으로 선발 8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박종훈이 선발 구실을 못하면서 그가 등판할 때마다 불펜 부담이 가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