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볼 2스트라이크 투수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 앞선 타자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슬라이더가 다시 기가 막히게 밑으로 떨어졌다. 139km/h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를 향하다 뚝 떨어졌다. 중계 화면 스트라이크 존에 찍힌 공도 존 밑에 형성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공은 김주원의 배트에 정확히 맞았고, 육선엽은 등을 돌려 타구를 바라본 뒤 고개를 숙였다. 만루홈런. 승계주자가 있어 그의 자책점은 3점만 기록됐지만, 앞선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까지 그가 마운드에 오르고 내준 실점은 6점이나 됐다. 그렇게 그의 데뷔 첫 소방수 임무는 악몽으로 끝났고, 데뷔 첫 1군에 콜업됐던 육선엽은 3경기 4와 3분의 2이닝 4자책(5실점) 평균자책점 7.71의 성적을 남기고 사흘 뒤 1군에서 말소됐다.
최근 삼성 구단의 2군 경기장 경산 볼 파크에서 만난 그는 5월 10일 NC 다이노스전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내 나름대로 잘 던졌다고 생각한 공이었다"라며 만루홈런 당시의 슬라이더를 돌아본 육선엽은 "그 공이 그렇게 홈런이 될 줄이야. 프로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 경기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그래도 데뷔 첫 1군 경험은 육선엽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실패를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육선엽은 "2군에서 하는 것처럼 던졌는데, 내 수가 빨리 읽히는 느낌이었다. 타자들이 어떻게 치는지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고, 거기에 맞는 변화구나 제구력 등 더 많이 준비해야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 2주였다"라고 말했다.
1군 콜업 전까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던 그는 말소 후엔 불펜에서 뛰고 있다. 2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와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자 하는 삼성의 복안이다. 지난해 장충고에서 1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1(21과 3분의 2이닝 1자책)로 활약하며 삼성의 1라운더로 입단한 육선엽이지만, 사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3년 동안 21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그는 "고등학교 때 많이 안 던져서 (프로에서) 어떻게든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라며 구단의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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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는 선발로 나오면 아무래도 띄엄띄엄나오니깐
선엽이는 고교때 많이 안던져봐서 불펜도 괜찮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