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배도 대포수도 ‘택연 이병 구하기’에 힘을 합쳤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는 9회 초 극적인 연속 투런포와 함께 시즌 30승 선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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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은 승리 뒤 “1군 엔트리에 있는 28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똘똘 뭉쳐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투수 곽빈이 시즌 최다이닝과 투구수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00구를 넘겼음에도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진의 부담도 덜어줬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투구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9회 패배 위기에서 선두타자 전민재가 출루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고, 베테랑 양의지와 김재환이 값진 홈런을 때려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멀리 광주까지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셨다. 그 함성이 오늘의 역전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기뻐했다.
경기 뒤 만난 양의지는 8회 말 김택연의 대량 실점에 아쉬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양의지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계속 좋았는데 내가 나오자마자 맞아버리니까 너무 미안하더라. 내 책임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볼 배합을 했어야 했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엔 가장 좋았던 속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9회 초 타석에서 앞 상황을 잊고 더 집중하려고 했다. 운 좋게 홈런이 나왔다. 택연아 네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거다. 커 가는 과정인데 오늘은 내가 더 미안하다”라며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고 직속 선배’인 김재환도 이날 멀티 홈런을 포함해 맹타를 휘두르면서 김택연의 아픔을 달랬다.
김재환은 “택연이가 여태까지 잘 던졌지 않나. 우리 팀에서 가장 어린 친구다. 오늘을 계기로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정말 재밌고 좋은 경기를 했다. 불펜진이 실점하는 날도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감독님, 코치님, 선수단 모두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이긴 경기라 더 뜻깊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어 김재환은 “마지막 타석 때 더 집중해서 갖다맞히기보다는 자신 있는 스윙을 하자고 생각했다. 나까지 오면 홈런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 1위를 목표로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멀리까지 와주신 두산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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