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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류현진이라 움찔했으면서”···귀 닫고 선수 입도 막으려는 KBO, ‘ABS 갈등’은 누가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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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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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3일과 24일 있었던 수원 KT-한화전 중 일부 타석의 투구 추적 데이터를 공개했다. 올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류현진(한화)의 발언에 대한 반박 자료였다.

지난 2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은 경기 중 굉장히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포커페이스의 대명사였던 류현진의 낯선 모습은 화제였고, 이튿날 류현진은 취재진에게 스트라이크존 때문이었음을 털어놓으며 몇 가지 이상하다 생각한 부분들을 설명했다. 류현진의 말이 기사화 되자 KBO는 그 이튿날 바로 보도자료를 냈고, ABS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 위해 류현진이 언급했던 특정 타석 데이터만 발췌해 공개했다.

데이터는 보여줄 수 없다면서 “선수들은 입 다물라는 뜻인가”


이날, 많은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단들은 ABS가 적용되기 시작한 이후 데이터를 확인하게 해달라고 요청해봤으나 KBO가 거부했다고 주장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경기 중 태블릿으로 받는 판정 데이터는 저장할 수 없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간다. 경기 뒤 확인하고자 했지만 데이터는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유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그밖에도 ABS 관련 여러가지 이의를 제기했고 반영하겠다는 답은 들었지만 지금까지 반영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최초에 안 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 뒤로는 이상한 부분이 나와도 일일이 요청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경기 중 항의도 할 수 없고 경기 뒤 확인도 할 수 없으니 선수가 답답해 현장에서 하소연을 한 것인데, KBO는 구단이나 선수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고 언론에 “니가 틀렸다”고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류현진이 언론에 이야기했으니 우리도 언론에 공개했다”는 KBO의 입장은 대단히 안타깝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를 관할하는 기관의 대응이라기에는 낯이 뜨겁다.

거물 선수 류현진에게서 불만이 터져나오자, 구단이 요청할 때는 못 준다던 데이터를, 구단 아닌 언론에 뿌리면서, 선수가 언급한 타석만 조목조목 반박하듯 공개한 것은 리그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본보기’로 비춰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을 이렇게 했으니, 누구라도 ABS에 대해 반발하면 이런 식으로 망신 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시에 또 많은 이들이 ‘그나마 류현진이라서’ KBO가 반응했다고 여긴다. 한 선수는 “류현진이 얘기하니까 바로 공개한 것 아닌가. 오히려 류현진이 대단해보인다”고 말했다. KBO가 데이터 공개를 통해 강조하고자 했던 정확성과 공정성은 그 방식으로 인해 오히려 현장에는 전혀 닿지 않은 듯 보인다.


현장의 ABS 불만, 핵심은 ‘듣지 않는 KBO’


류현진 이후 인터뷰를 자청했던 황재균(KT)도 말했듯, 현장의 불만은 공통적으로 “ABS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다. 이해관계 당사자들인데도 ABS 도입을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제됐고, 서둘러 도입하느라 적응기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그래서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지는데도 ‘최초 도입’ 자체에만 의미를 두느라 KBO는 전혀 듣지 않는다고 시종일관 호소하고 있다.

“구장마다 존이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많이 나오고 있다. 경기장 환경이 각각 다르기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감독은 “구장마다 포수가 앉아있는, 타석 근처 지면 상태가 조금씩 다르다고 선수들이 얘기한다. 어떤 구장은 좀 높은 데도 있다. 그런 게 영향을 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ABS 판정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도 있다. KBO는 류현진이 말했던 24일 경기의 3회말 조용호 타석 3구째에 대해 “0.78㎝ 차로 끝면 존 하단을 통과하지 못해 볼이 됐다”고 밝혔다. 이제 스트라이크와 볼을 놓고 0.78㎝를 따져야만 하는 야구라면 구장별 차이도 미리 반영했어야 공정하다. 정확하고 공정한 ABS 운영을 위해 노력하려면, 이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파악해서 사실이 아니라면 제대로 설명을 해줘야 옳다.

현재 선수들이 ABS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라이크존의 정의가 달라졌다는 데 있다. 선수들은 지금, 그동안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만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해온 야구인데,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데서 대혼란을 겪는 중이다. 그런 희한한 판정이 10개 중 1개만 나와도 선수는 혼란스럽다. 그것을, 기계는 정확하니 무작정 적응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야구의 출발점인 스트라이크존에 의해 선수의 성적, 연봉, 나아가 선수나 감독의 인생, 구단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이해와 설명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하게 도입하면서 예고된 갈등이 터지는 것이다


KBO의 포퓰리즘, 내부 갈등은 괜찮은가


야구를 직접 하는 당사자들이 외쳐도 KBO가 외면하는 배경에는 ‘여론’이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ABS 도입을 반기는 일부 팬층의 여론을 KBO는 큰 힘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중도 사임한 전 총재의 남은 임기를 채운 뒤 올해 연임해 새 임기를 시작했다. 동시에 ABS를 도입해 ‘세계 최초’라면서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야구 발전을 위해 이런 거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면 시간도 필요하다.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거쳐야 한다. 투구 추적 결과를 경기 뒤 구단에 다시 보여줄 순 없는 KBO는 현장의 격렬한 반대로 시범적용하고 있는 피치클록에 대해서는 위반 횟수와 단축 효과를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시범경기가 진행 중이던 3월 대의원 회의를 통해 이런 상황에 대해 논의했었다. 그러나 “일단 해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한 발 물러섰다. 그 뒤 개막을 했고 한 달이 지나면서 논란은 오히려 점화되는 중이다. ‘신뢰’가 전혀 생기지 않았다. 판정 결과를 조작할 수도 있다는 사례를 드러내며 심판이 해고됐고, 추척 실패 사례는 너무도 슬며시 이미 십 수차례나 나왔다 하고, 태블릿으로 더그아웃에 전달되는 시간이 너무 길어 인이어가 뒤늦게 지급됐다. 선수들이 주장했던 준비 부족 상황이 꾸준히 드러나고 조치는 사고 정도는 터져야 취해진다.

그 와중에 나온 ‘류현진 케이스’에 대한 KBO의 대응 방식은 갈등에 불을 붙인 분위기다. 선수들의 불만이 왜 쌓여만가는지를 오히려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144/000095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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