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현은 "승리 투수가 된 것은 정말 뜻깊은 것 같다. 그전 경기들이 너무 힘들었다. 부산에서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만족 못 하는 투구를 했다. 오늘은 괜찮은 느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선 5경기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발전해야 할 부분을 찾아 나섰다. 원상현은 "제가 조금 더 신경 쓰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것 같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감정 소비도 심하게 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면서도 "하지만 전 아직 신인이고 야구를 할 날이 앞으로 더 남았는데, 지금 기회를 줄 때 잡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안 되는 부분을 계속 봤고 감독님,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체인지업 연습을 엄청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SSG전은 그에게 큰 교훈이 됐다. 이후 체인지업을 좀 더 연구하기 시작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에게 직접 물어보기까지 하며 조언을 구했다.
SSG전을 회상한 원상현은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내 한계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포심패스트볼과 커브만 가지고는 프로 무대에서 절대 못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제춘모 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체인지업이 좋지 않아 스플리터를 연습했는데, 스플리터도 시즌 중에 바꾸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던지고 있던 체인지업을 계속 던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선배도 한 번 봬서 체인지업에 대해 물어봤다. 다이렉트 메시지(DM)로도 물어봤다. 일단 선발로 계속 나서야 하는 상황이어서 체인지업 잘 던지는 선배님들께 연락하고 조언을 듣고 배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상현과 함께 올 시즌 KT 유니폼을 입은 육청명은 원태인에게 좋은 자극제였다. 육청명은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6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원상현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확실히 좋은 시너지가 됐다. 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육)청명이가 좋은 결과가 있다 보니 청명이를 통해 뭔가 배우게 되고 좀 부럽기도 했다"며 "그래도 청명이가 잘 던져주고 하니 저도 더 집중하고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발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상현의 목표는 어느 위치에서든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목표는 1군에서 오래 살아남기였다. 중간쯤에는 신인왕이었는데, 신인왕은 포기하도록 하겠다. 신인왕을 노리는 것은 큰 욕심인 것 같다"며 "선발로 나가든 구원투수로 나가든 그냥 오늘처럼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아무리 자신감 있고 용기가 있더라도 제 수준에 맞게 목표를 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다 보면 (신인왕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형준이 형도 그렇게 말해주셨다. 그냥 지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