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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FA 시장 뒤흔든다' 방황하던 천재 타자 결국 포지션 변경 확정→생태계 파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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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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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천재 타자' 강백호(25)의 포지션이 포수로 확정됐다. 사령탑은 "이제 강백호는 포수"라고 확언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0일 "강백호는 내년에 포수로 전업하는 게 아니라, 지금 완전히 포수"라고 공언한 뒤 "올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훈련부터 합류한다. 본인도 그렇게 한다고 동의했다. 지금 모습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늘에 꽃가루가 막 날리기 시작하던 지난달 10일이었다.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던 이 감독은 대화 도중 갑자기 '포수 강백호'를 떠올렸다. 당시 올 시즌부터 도입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포수 포지션의 강백호를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이다.


강백호는 투수 겸 포수 출신의 천재 타자다. 고교 시절까지 그랬다. 그렇지만 프로 무대에 와서 투수와 포수를 모두 내려놓은 채 오로지 타격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KT 위즈는 물론,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고민이 있었다. 바로 수비 포지션 정리에 관한 부분이었다. 강백호는 2018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줄곧 지명타자와 1루수로 활약했다. 그러다 국가대표 1루수 출신 박병호가 2022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이적을 통해 팀에 합류하면서 강백호는 외야수로 이동했다. 그러나 전문 외야수가 아니었기에, 때로는 수비 도중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래도 강백호의 공격력을 활용하기 위해 수비 불안을 감수하고라도 최대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강백호를 다시 '포수 강백호'로 갑자기 떠올린 건 이강철 감독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KBO는 전 세계 최초로 ABS를 전격 도입했다. 그러면서 ABS 시대 이전에 주목받았던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은 사실상 필요가 없게 됐다. 반대로 ABS 시대에 포수가 갖춰야 할 능력으로 '블로킹'과 '어깨', 이 두 가지가 더욱 주목받았다. 프레이밍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블로킹을 잘하고, 또 좋은 어깨로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이 더욱 고개를 든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당시 "결국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 없는 것 같다. 블로킹 잘하고 송구 잘하는 포수가 1등 아닌가. 이제 어떻게 잡는지는 의미 없다"고 잘라 말한 뒤 "그럼 (강)백호를 (포수) 시켜야 하는데"라고 말을 줄이면서 한 곳을 쳐다봤다. 때마침 강백호가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챙기고 있었던 것. 이 감독은 "(강)백호야. 너 포수 시키려고 하는데 어떠냐"고 물어봤다. 당시만 해도 농담조의 이야기에 취재진도 웃음바다가 됐다.

이 감독은 "ABS 체제에서는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프레이밍은 안 해도 된다. 네가 포수를 본다고 하면, (김)준태와 (강)현우는 집에 간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웃음). 백호야. 한번 생각해보자. 굿 아이디어 아니냐"고 말하며 주위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때만 해도 누가 알았으랴. 이게 진짜 현실이 될 줄은…. 이 감독의 말에 강백호도 "저는 좋은데, 생태계가 파괴될 것 같은데요"라며 반문했다. 이 감독이 재차 권하자 강백호는 "저는 어디라도 좋습니다"라며 쿨하게 말한 뒤 더그아웃을 떠났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장)성우가 (포수를) 그만둘 때쯤 한번 생각해봐야겠다"면서 "저는 백호가 예전에 포수로 한 번 나가면서 장비를 찼는데, 그렇게 참 잘 어울리더라. 사진 하나 찍으라고 했다. 너무나 잘 어울렸다. 백호한테 '너 진짜 잘 어울린다'는 말도 했다. 포수로 뛰면 몸값도 훨씬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고민은 다 끝나는 건데…. 일단 (포수는) 자기가 자신 있는 포지션이다. 거기에 나이까지 어리다"며 '포수 강백호'에 관한 생각을 줄줄 풀어놓았다. 사령탑이 떠올렸던 경기는 2019년 4월 20일 사직 KT-롯데전. 당시 KT가 포수를 엔트리에서 모두 소모하면서, 9회말 강백호가 긴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며 김재윤(현 삼성)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리고 이제는 진짜 '포수 강백호'가 현실이 됐다. 2019년에 이어 2021년 9월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928일 만이었던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통산 3번째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어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 포수로 선발 출장한 뒤 9일 창원 NC전과 11일 창원 NC전, 그리고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각각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강백호는 8회 1사 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최항을 피치아웃 후 저격하는 레이저 송구를 보여줬다. 강백호의 강견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환상 송구였다. 여기에 투수의 반대 투구까지 척척 잡아내는 등 포수로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감독은 "못 잡을 공들도 상체를 크게 움직이지 않은 채 딱딱 잘 잡더라. 반대 투구도 글러브를 갖다 대며 잘 처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생태계 파괴도 현실화됐다. 당장 강백호가 포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백업 포수 김준태, 조대현 등이 출전 기회를 잡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이 감독은 "조대현(현재 1군 엔트리 등록중)을 포수로 쓸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방망이 잘 치는 타자를 한 명 더 써야 한다. (강)백호가 (포수 훈련을 위해) 마무리 캠프도 가겠다고 하더라. 그게 또 맞다. 이제 곧 FA(2025시즌 종료 후)인데, 그래야 자기 몸값도 올라갈 것 아닌가"라면서 "사인도 백호가 다 낸다. 벤치에서는 견제 사인밖에 나가지 않는다. 때로는 자기가 타석에 섰을 때 못 쳤던 공을 투수한테 던지라고 주문한다. 그러다 몇 번씩 말리기도 하면, (장)성우한테 가서 물어보고 공부한다. 그런데 진짜로 강백호가 포수를 본 뒤로부터 웃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리가 생겼으니까. 선배들도 '백호 너는 그 자리가 제일 낫다'고 다 그런다"며 재차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말대로 강백호가 포수로서 FA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면 가치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완전체 포수 강백호'를 향한 기대감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108/0003229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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