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생소한 환경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정후를 위해 팻 버렐 코치는 세심하게 이정후를 살피는 중이었다.
“우리(코치들)는 거의 매일 선수들을 체크한다. 휴식일에 무엇을 하는지, 원하는 음식을 먹고 있는지 등 실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다. 나는 이정후가 인간적으로 편안하게 지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는 늘 걱정하고 고민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팀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점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다.”
팻 버렐 코치는 이정후가 한동안 발사각이 낮은 땅볼 타구를 날린 것에 대해 “발사각보다 더 중요한 건 공을 강하게 때려내는 것”이라면서 “꾸준히 공을 강하게 때려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맞춘다. 그런데도 헛스윙 비율이 낮은 건 대단한 재능이다. 기술적인 훈련은 저스틴 빌레 코치가 전담하는데 그도 이정후의 재능에 늘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무엇보다 야구를 대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의 플레이가 매우 만족스럽다.”
이정후가 시즌 초반 타격 조정을 하는 데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이가 저스틴 빌레 코치였다. 팻 버렐 코치의 설명대로 저스틴 빌레 코치는 기술적인 면에서 이정후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저스틴 빌레 코치의 설명이다.
“땅볼을 조정을 하는 것도 있지만 이정후는 콘택트를 잘 하고 있다. 콘택트를 잘하는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발사각이 낮은 타구를 만들어낸다. 이정후는 땅볼이 많은 만큼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많다. 우리는 지금 굳이 이정후에게 발사각을 높이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이정후가 몸을 좀 더 앞으로 나올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몸을 돌릴 때 공간을 만들기 위해 뒤로 빼는 경향이 있는데 그 순간에 공이 이미 다가와 있다. 그래서 그가 바로 타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이다. 그렇게 플레이트에서 공을 더 가까이 마주 할 수 있도록, 공이 플레이트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앞에서 타격할 수 있게끔 말이다. 내 생각에 그는 엄청난 콘택트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저스틴 빌레 코치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이정후는 가끔 공이 홈 플레이트에 딱 왔을 때 타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선수들은 공이 플레이트 밖에 있을 때(안까지 들어오기 전에) 타격하는 경우가 많아 콘택트 포인트를 더 앞에서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플레이트에서 의식하지 않고 몸이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중이다.”
이런 훈련 과정들이 최근 이정후가 타석에서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저스틴 빌레 코치의 설명이다.
“이전보다 최근 경기에서 더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센터 쪽으로도 꽤 뻗어 나갔다. 이정후는 손놀림이 매우 빠르다. 그래서 패스트볼을 보고 스윙을 매우 빠르게 하는데 가끔 공이 깊게 들어올 때 스윙을 빠르게 하면 땅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정후한테 네가 얼마나 날렵하고 효율적으로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 일깨워주곤 한다. 패스트볼이 들어온다고 성급하게 스윙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하는데 최근 그런 조정 과정을 통해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이 보이고 있다.”
저스틴 빌레 코치는 이정후가 발사각이 높은 타구를 만들려면 골반과 엉덩이 회전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지 않는 게 있는데 바로 힙 로테이션(골반 엉덩이 회전)이다.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힙을 돌린다고 생각한다. 발사각을 잘 컨트롤하는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힙 로테이션도 잘 컨트롤한다. 선수들이 땅볼이나 팝업이나 플라이 볼을 치는 경우에는 골반이 열리고 팔이 뒤로 살짝 밀리면서 공을 놓치기 때문이다. 팔이 뒤로 밀리니까 급하게 스윙하려다 공 중간을 타격하면서 팝업 플라이가 생긴다. 실력이 있는 빅리그 선수들은 힙 로테이션을 잘 컨트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