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올해는 팀과 개인 모두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했다. 두산은 2022년 9위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이승엽 감독이 부임하고 코치진을 전반적으로 다 교체하는 등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5위로 5강 턱걸이에 성공했지만, 단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하면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양의지는 "내 개인보다는 팀 성적이 좋은 게 올해는 더 중요할 것 같다. 지난해 5등을 해서 가을야구의 맛은 봤지만, 거기서 우리가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잘하려면 지난해 잡을 수 있었는데 못 잡은 아쉬운 한두 경기를 잡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나를 비롯해 돈을 많이 받는 베테랑들이 잘해야 성적이 잘 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린 친구들도 끌고 갈 수 있지 않겠나. 그런데 지금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고 있으니까. 고참들이 잘해서 팀을 이끌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올해도 목표는 4번타자다. 나이가 들었다고 경쟁에서 당연히 물러날 생각은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실력으로 말하는 곳이 프로이기 때문.
양의지는 "당연히 4번타자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재환이가 부담감이 없으면 재환이가 4번을 치고 내가 3번이나 5번을 치는 것이고, 재환이가 조금 그러면 내가 4번을 치고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안 좋으면 하위 타순으로 가는 것이다. 어쨌든 감독님께서 결정하시는 거니까. 어떻게 해야 베스트일지 타순을 많이 시험해 보실 것이다. 나는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하면 된다"고 했다.
올해는 조금 더 큰 타구를 날리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지난해 17홈런을 기록해 2018년부터 이어 오던 5년 연속 20홈런 흐름이 끊어졌기 때문. 양의지는 "지난해 성적 자체가 아쉽지는 않다. 야구장이 많이 커졌고, NC에는 앞에 출루율 1, 2, 3등하는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이 있지 않았나. 결정적일 때 나를 거르고 승부를 많이 안 하면서 그런 것을 신경 쓰다가 페이스가 조금 말린 것 같기도 하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는데, 나랑 승부를 안 하니까 생각이 오히려 복잡해지더라"고 되돌아봤다.
두산은 양의지라는 최고 포수를 데리고 있지만,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이 감독은 올해 백업 포수들의 성장을 강조했다. 시드니 캠프에서는 장승현, 안승한, 김기연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양의지는 팀이 제2의 양의지를 기다리는 상황과 관련해 "그 점은 나도 열심히 동생들을 도와서 성장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것만 하는 것보다는 같이, 도움을 많이 줘서 기량이 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또 우리 어린 친구들이 다른 팀에 가서 충분히 주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대감이 있으니 조금 아쉬울 뿐이다. 솔직히 매년 잘할 수는 없지 않나. 작년에 못했으니까 그 부분은 채워서 올해 잘할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하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이 더 성장하길 기다리고 있지만, 호락호락하게 자리를 내줄 생각은 없다. 양의지는 "만족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지난해 성적은 아쉽다. 더 치고 더 할 수 있는 힘이 아직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 먹었다고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나이 먹어도 (이)대호 형처럼 제일 잘 칠 수 있다. 나이 먹었다고 다른 친구들한테 밀려야 한다는 건 아직까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우리 동기들이 조금 욕심이 많다. 밑에 애들한테 안 지려고 하는 게 있다. 후배들이 분명히 이긴다고 하면 인정하고 내려오겠지만, 아직까지는 우리가 더 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우리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부상 없는 시즌에 중점을 두고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다. 양의지는 "작년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 맞춰서 준비하면서 기술 훈련을 빨리 시작하고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렸다. 올해는 차근차근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올리려고 한다. 작년에는 빨리 기술 훈련을 들어가면서 후반에 힘이 많이 떨어졌고 부상도 왔던 것 같다"며 천천히 몸을 만들되 또 한번 정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