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30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ERA)을 작성하는 것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한화 이글스 우완 기대주 정이황이 올 시즌 1군에서 존재감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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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황은 이 좋았던 기억을 잊고 한 계단 더 도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19일 대전한밭체육관에서 진행된 선수단 프로필 촬영이 끝나고 만난 그는 “(노히트노런을 했던 기억이) 잊혀져 가는 것 같다. 그것에 계속 빠져 있으면 안 된다. 선수들은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며 “그것은 그것이고 당장 내일 잘해야 한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던 정이황은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야구를 건강하게 해본 기억이 많이 없다. 지난해에는 풀타임으로 한 번도 안 빠지고 야구를 했다. 현재까지 제 야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해가 된 것 같다”며 “안 아프고 잘 마무리 한 것은 좋은데 잘하지는 못했다. 계기로 삼아 이제 더 잘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이황의 말처럼 지난해 성적은 14경기 출전에 3승 5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편. 제구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탓이다. 그는 “컨트롤이 완벽하지 않았다. 볼넷 개수를 줄여야 한다. 욕심을 부리자면 공이 더 빨라지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원호 감독을 비롯해 한화 구단은 정이황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잠재력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의지가 크며, 본인이 부족한 면이 있으면 후배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가 질문하는 적극성을 보유한 까닭이다.
정이황은 “프로는 나이 순이 아니고 실력 순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깔보고 이런 것은 전혀 없다.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보고 알려줄 게 있으면 알려주고 서로 그렇게 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지난해 많이 물어봤다. (김)서현이도 그렇고 (김)기중이나 (남)지민이에게도 물어봤다. 저는 보다가 좋다고 생각이 들면 다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그립이나 던지는 느낌, 어딜보고 던지는지 등을 물어봤다. 방향성과 야구에 대해서 물어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들에게 물어보는 것에 대해 꺼려지는 것은) 전혀 없다.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물어본다”고 씩 웃었다.
부산 출신 정이황은 지난해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격했다. 이는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1군 경기 출전에 대한 열망을 더 크게 가지게 했다.
정이황은 “어린 시절 사직야구장 갔을 때의 느낌을 좀 받았다. 야구장에 가면 노래를 따라부르고 그랬는데, 그때(퓨처스 올스타전)도 만원 관중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계셨다. 응원가를 불러주셨는데, 떼창이 들렸다. 2군은 떼창이 없다”며 “내가 이것을 들으려고 야구를 했는데 그동안은 못 들었다. 승부욕이 생기고 내년엔 진짜 해보자는 생각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그는 “1군에 올라가면 긴장도 더 되겠지만,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면 분명히 힘이 더 생길 거라 생각한다”며 “저는 가면 잘할것 같다. 그런 느낌이 있다. 자만은 절대 아닌데 올라가면 뭔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올 시즌 한화의 선발진은 문동주,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까지 3명만 확정됐다. 남은 2자리를 놓고 황준서, 김민우, 이태양, 김기중 등이 경합한다. 냉정히 봤을 때 정이황이 개막부터 1군과 동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단 그렇다고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정규리그라는 장기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많은 선발 자원들이 필수적이다. 정이황이 준비를 꾸준히 잘한다면 어느 순간 그에게도 분명 기회가 올 터.
정이황은 “(1군) 데뷔가 목표라 했는데 구체적으로 30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작성하는 것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며 “개막 엔트리에는 안 들 수 있지만,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1년에 적어도 2~3번씩은 기회를 잡아 최소한 세 달은 (1군에) 있어 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