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우리는 네가 꼭 필요하다. 함께 해보자."
24일 자정.
김강민(41)에게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이었다.
한화는 지난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4라운드 지명했다. 200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된 이래 23년 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인 그가 35명의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된 것도, 그런 그를 한화가 지명한 것 모두 누구도 상상 못했던 일. '충격'이란 표현이 뒤따랐다.
일각에선 한화가 김강민을 지명하자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선수를 지명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한화는 절박했다. 백업 활용 뿐만 아니라 3년 연속 최하위와 맞바꾼 고통의 리빌딩 과정에서 어렵게 발굴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리더가 필요했다.
인천 야구의 상징으로 남을 지, 한화에서 현역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의 갈림길에 선 김강민. 모두의 시선이 그의 결정으로 쏠렸다. 이 와중에 손 단장이 조심스럽게 소통에 나섰고, 결국 그의 마음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한화 관계자는 "지명 당일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강민과 접촉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단장님이 지명 배경과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하자, 김강민도 '마침 대구에 갈 일이 있는데, 대전으로 가겠다'고 답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강민은 24일 오후 한화 구단 사무실을 찾아 손 단장과 면담했고, 보류선수 명단 포함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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