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일'이 민감한 건 대회 기간 리그가 중단 없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야구 최종 엔트리는 24명(투수 12명·야수 12명). 아마추어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단 투수 장현석(마산용마고)을 제외하면 구단별 최소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차출됐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한 선수들이 팀의 핵심 자원인 만큼 구단들로선 대표 소집일을 미뤄 한 경기라도 더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A 구단 단장은 "아직 KBO로부터 며칟날 합류해 주길 바란다는 공문을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구단은 아마 최대한 늦게 보내려고 할 거 같다"며 "올해는 취소(우천순연)된 경기가 많아서 (잔여 경기 일정이) 더 빡빡할 거 같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구단별 1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순위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고지전'은 더욱 뜨겁다.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계속 바뀌는 만큼 항저우 AG 기간 열리는 한 경기 한 경기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엔 우천순연 경기마저 적지 않다. 대회가 열리는 후반기 막판 잔여 일정이 몰릴 수 있다. 자칫 일주일에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까지 소화해야 하는데 주축 선수마저 빠진다면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미 현장에선 "AG 기간이 최대 분수령"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몇몇 구단이 요구하는 AG 대표 소집일은 9월 24일이다.
KBO가 소집일을 마냥 미루기 어렵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세워 KBO리그 선수 중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로 최종 엔트리를 꾸렸다. 연령과 입단 연차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3명을 발탁했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젊다. 성인 대표팀 경험도 많지 않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으로선 하루라도 빨리 선수를 소집해 손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구단과 KBO의 입장이 미세하게 갈리는 지점이다.
소집일은 유동적이지만 야구 대표팀은 9월 28일 항저우로 출국한다. 이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일본과 대만이 프로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 AG 야구는 대표팀이 4연패를 노리는 금메달 유력 종목 중 하나. KBO 관계자는 "(소집일에 따라) 한두 경기가 중요할 수 있다. 잔여 경기 일정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도 있을 수 있다"며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