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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W korea 인터뷰 nobody knows ~잠 안 올 때 읽어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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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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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스타 강동원" 

nobody knows

마릴린 먼로가 헤프게 들춰진 스커트 끝자락에 찰랑대는 고독을 매달고 다녔던 건 아무도 모른다. 

금발의 글래머는 아니지만 강동원은 먼로와 동류다.

모두가 꽃미남이라는 포장지로 매끈하게 둘러싸는 동안 툭툭 불거져 나오는 

이 청년의 묵직한 자아를, 풋내나는 야심을,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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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imgur.com/e0dljhP.jpg


  그가 움직인다. 움직이는 강동원은 용적감도 중량감도 부족하고 다만 아래위로 한참 길어서 꾸정꾸정한 종이 인형 같다. 긴 팔다리와 작은 얼굴이 만들어 내는 프로포션은 그 곁의 보통 사람들을 호빗처럼 보이게 한다. 확 나오고 쑥 들어간 이목구비가 “예뻐서 부담스러움” 보다 “세련되게 곱상함” 쪽으로 기우는 건 양보없이 뻗은 콧날과 눈매의 날렵한 선 때문이리라.   


새순처럼 뽀족하게 내민 윗입술 끝으로는 노란 스트로를 물고 있다. “차라리 저 스트로가 되고 싶다” 황홀하게 그의 육체를 찬미한 숱한 잡지 인터뷰들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런 문장이 되지 않을까? 그가 얼마나 뛰어난 유전자 조합을 타고났는지,  “꽃미남”이라는 새로운 남성형에 얼마나 잘 들어 맞는지 목놓아 외치는 데 지면을 바치는 일은 그러나 부질없는 수고다. 공들인 수 페이지의 글은 못 찍은 사진 한 장보다 못하다. 피사체가 강동원이라면 꽃과 미남의 공통점은 이 경우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강동원의 차기작이 무협사극 <형사>라는 소식은 흥미로웠다. 그 배역이 대사가 거의 없는 신비로운 자객이라는 이야기는 이명세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강동원에게서 대사를 거두어주다니 이건 아킬레스에게 뒤꿈치 영구 봉합 수술을 해주는 격이 아닌가.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 때 사투리 구사가 자연스럽다고 감탄한 사람이 혹시 있었을까? 그건 연기가 아니었다.  


“송강호 선배님은 그냥 하시잖아요. 누구나 다 알게 표나게 사투리를 쓰시죠. 나도 그런 걸 생각해봤는데… 송강호 선배님과 또 다르니까요. 저는 100% 극복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힘들고…” 강동원의 한 마디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고양이 세수를 한 얼굴에 남은 볼펜 자국처럼 경상도 억양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던 건 필자 자신이 부산 출신이기 때문이다. “와 진짜 감쪽같네요. 여자들은 정말 잘 고친단 말이죠.” 경상도 남자들은 정말 사투리를 못 고친다. 못 고치고 안 고친다. 버라이어티한 억양과 거센 발음이 지연을 확인해 결속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해 끼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델 강동원에게 경남 창원은 다만 나의 살던 고향이었지만 배우 강동원에게는 연기를 하기 위해 극복하고 넘어서야 할 자신의 정체성이 되었다. 이 청년이 얼마나 힘겹게 싸우고 있을지 나는 짐작이 갔다.     



W 사람들은 참 어리석다. 이렇게 잘생긴 당신에 대해 굳이 앞에 앉혀놓고 잘 생겼다는 얘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나 보다. 심지어 기자들조차. 

강동원 그렇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W 인터뷰를 수도 없이 했을 것이다. 화보 촬영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떻게 하면 이 쌍방간의 피곤한 일을 새롭고 재미난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강동원 새로운 질문을 하면 새로운 대답이 나올 것이다. 나는 거짓말을 안 하니까. 


W 이 더위에 촬영하느라 겨울 옷을 껴 입었다. 몸의 피로함이 정신을 압도하지 않나?

강동원 지치면 지친대로 잘 나오기도 한다. 나른함이 묻어나는 사진이 된다. 


W 지겨운 이야기부터 꺼내야겠다. 꽃미남의 꽃 자만 들어도 신물이 넘어오지 않나? 주목받는 외모, 잘생긴 남자로 산다는 건 어떤가? 

강동원 나보다 더한 분들도 있을 텐데 뭐… 


W 예를 들면 누구? 

강동원 원빈, 장동건. 


W 사람들이 당신을 볼 때도 누군가와 비교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 당신은 그냥 신기하게 머리가 작고 한숨 나오게 오목조목 생긴 조각상이다.

강동원 그런가… 아니다. 나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데 나는 조각 미남이 아니다. 그냥 좀 생겼고, 스타일이 좋고, 그렇게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W 눈을 보면 균형이 완벽하지 않긴 하다. 그런데 코를 보면 깎아 놓은 것 같다. 그러니까 부위별로 점수를 매겨보자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당신이 요즘 여자들이 열광하는 남자 스타의 아이콘이 됐다는 거다. 그런데 본인이 오해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드나? 

강동원 오해? 무슨 오해? 


W 이를테면 외모가 곱상하니까 성격도 여자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강동원 다른 사람들도 그러나? 빈이형이 꽃미남이라고 해서 누가 성격까지 그렇게 보나? 동건이 형은? 


W 그들과 당신은 다르다. 아직 자신에 대해 알린 바가 별로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강동원에 대해 잘 모른다. 

강동원 서서히 알게 되겠지. 


W 촬영할 때 보니 만약에 얼굴을 가리고 있다면 사나이 같다는 느낌이었다. 말없이 어슬렁대고 주변에 말하고 반응하는 스타일이 그랬다. 성격과 얼굴 사이의 간극이 심하다고 할까? 

강동원 갭이 있다. 그러나 얼굴이 서서히 바뀔 것이다. 


W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냐? 

강동원 그냥 멋지게 누가 봐도 멋지게. 


W 장동건 이야기를 자꾸 하게 된다. 장동건도 얼굴이 변했다. 

강동원 그렇다. 살 빼서 더 많이 바뀌었다 갑자기.


W 그러면서 없던 무엇이 생겼다. 아마 당신이 바라는 변화는 그런 것일 듯하다. 

강동원 동건이 형을 모르고 지내다가 영화배우 모임을 통해 알게 됐다. 성격이 너무 부드럽고 주변에 예의가 바른 분이다. 그런 게 얼굴에 다 묻어나는 것 같다. 그 나이가 되면… 안성기 선배님을 봐도 그렇다. 


W 얼굴뿐 아니라 연기도 경험이나 인생이 만들어주지 않나?

강동원 경험해봐야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죽어보지도 못했으니까.


W 하지만 깊이는 다를 것이다. 일과 삶이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는 직업의 비애 같은 거라고 설명할수 있을까?

강동원 그런 거 있긴 있다, 확실히. 진짜 슬플 때도 가끔 있는데 “아 이 감정을 기억해야 돼”라는 생각이 먼저 드니까 그것도 나름 재미있다. 


W 배우로 사는 것 연기하는 것 재미있나? 

강동원 연기하는 건 좋은데 그 외적인 데서 부담을 많이 느낀다. 


W 스타로 주목받는 것? 

강동원 그런 거나 언론 매체들이나 하지도 않은 말도 많이 나가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 


W 예를 들면? 

강동원 …X-파일만 해도 그렇잖나. 태어나서 게이라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W X-파일이라 하도 오랜만에 얘기라서 참 새롭다. 

강동원 하도 웃긴 얘기라서 웃고 넘어갔는데 사람들은 자기들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 내가 부정하니 화를 내더라. 근거 없을 리가 없다는 식으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의심할 거면 의심해라 하고. 그러고나니 또 나름 재미있더라. 


W 자세 한번 긍정적이다. 배우의 사생활도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거기에 화답해야 하는 의무도 있지 않나? 화면에서 봤던 사람이 눈 앞에 실재한다는 단순한 흥분같은 것에까지도 아주 방어적으로 반응하기도 하는 것 같다. 

강동원 나도 그랬었는데 이제 그냥 받아들이고 살려고 한다. 그런데 힘들다. 혼자 어디 돌아다닐 수도 없다. 


W 어린 여학생들 때문인가? 

강동원 연령이나 성별에 관계없다. 연예인 옆에 가서 이 정도 했다는 걸 과시하는 그런 사람들 얘기다. 거들먹거리며 와서 사진 찍자는 말도 없이 옆에 서서 친구에게 찍게 한다. 마치 나를 소품취급하면서… 그런 건 좀 화난다. 단순한 호기심과 호의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상한 전화도 많이 온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생전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학교 선배라며. 그런데 그동안 과민반응했던 면도 있는 것 같다. 생각을 바꾼 지는 얼마 안 됐다. 삶에 대한 여유가 너무 없었다. 


W 출발선상이었으니까. 처음에는 누구나 전력질주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강동원 너무 심하게 달렸나 보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W 이제는 그 시기는 지난 것 같은가? 

강동원 한 단계는. 하지만 스트레스 받은 건 마찬가지다. 촬영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건 작품 선택 할 때다. 


W 시나리오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나? 

강동원 어느 정도.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시나리오가 좋은 것.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다. 진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참고 해야 된다. 

 

W 그렇게 말하다니 어른스럽기도 하다. 

강동원 <그녀를 믿지 마세요> 같은 경우 시나리오가 너무 탄탄했었다. 아주 웰 메이드였는데 아쉬웠다. 캐릭터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리버리하게 당하기만 하는 건 내가 더 재미있게 하려고 설정한 것이었는데 원래 인물은 밋밋하고 평범했다. 더 바보스럽게 만든 건 내 노력이었다. 캐릭터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W <늑대의 유혹>은 어떤가? 너무 순정만화고 너무 강동원이었다. 그러나 한번은 할 필요가 있었던 통과의례로 여겨진다. 그리고 그 영화가 소비되는 방식이야말로 참 흥미로웠다. 한숨과 아우성이 가득한데 그걸 서로 아예 드러내놓고 같이 즐기더라. 여자들의 컬트 무비가 되었다.

강동원 무대인사 한 다음 객석 뒤에서 숨어서 봤다. 생각도 못했는데 반응이 있었다. 


W <형사>는 어땠나 스스로 변화를 느꼈나?

강동원 편하게 연기했다. 항상 사투리 때문에 마음에 부담이 많았다. 그렇다고 그냥 막 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극복을 했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부딪치고 그것 때문이 말이 많았다. 연기 못한다고… 나도 내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연기만으로 평가받은 것이 아니라 고쳐지지 않는 사투리 때문에 마이너스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을 한다. 경상도 말로 연기하라고 하면 진짜 편하게 잘 할 것 같은데… 이번 영화는 감독님이 부담을 줄여주셔서 부담없이 연기를 했다. 그래서 확 성장했다고 느끼긴 힘들 것이다. 아마 대사 자체가 거의 없으니까… 근데 카메라 앞에서 최대한 많이 놀았던 것 같다. 


W 극중 이름이 슬픈 눈이다. 눈이 슬프다고 생각하나? 사진 촬영할 때 내내 봤는데 직선적 라인이라 슬프다기보다 한 방향을 응시할 때 서늘하고 차갑고 가슴을 휙 베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던데. 

강동원 그건 촬영할 때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눈을 평가할 때 그 자체가 생긴 모양이 아니라 경험 · 생각 · 감정에서 눈빛이 우러나온다고 생각한다. 눈이 어떻게 생겼건 말건 그건 상관없다. 너무 작아서 안 보이지 않는 이상은. 그래서 어느 정도 슬픔이 눈빛에서 보인다면 내가 겪고 아는 것에서 비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에 맞게 말이다. 많이 아는 건 아니고 스물다섯에 맞게.


W 스물다섯 살의 남자가 경험할 수 있는 슬픔은 어떤 걸까? 

강동원 뻔하지 않나. 하지만 어떤 경험이냐보다, 그 경험을 어떻게 지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슬플 때 술 마시고 함부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극복을 못 한다. 잠깐 잊어버리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야말로 생물학적으로 잊어버리는 거다. 그걸 되뇌고 새기고 그러면서 극복해나간 사람들은 간직하고 뛰어넘는다. 그리고 그 경험이 진짜 자기 재산이 되는 것이고 특히 배우는…


W 그렇다면 당신에게 가장 슬펐던 경험은 뭔가? 

강동원 별로 없다. 예전 여자친구한테 차였던 일? 


W사귀는 사람은 지금 있나? 

강동원 있다. 


W 오래 사귄 그 사람인가? 

강동원 5년 정도 됐다. 


W 그 사람이 이유없이, 아니 강동원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비방을 많이 당했다. 그런 걸 보면서 어땠나? 

강동원 신경 안 쓴다. 


W 어떤 남자친구인가? 

강동원 무뚝뚝한 하지만 믿음을 지킨다.


W 그건 의리다. 사나이 대 사나이로나 하는 거다. 

강동원 나는 여자친구나 친구한테나 비슷하다. 거짓말 안 하고 의리있기 때문에 한번 내 사람과는 끝까지 간다. 감정 표현을 많이는 안 하지만 솔직하고 분명하다. 그래서 난 적도 많다. 하지만 악의가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이니까…


W 내가 만나 본 스물다섯 살 남자 중에서 두 번째로 어른스럽다. 

강동원 아니다. 나도 철딱서니 없다. 인생에 대해서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서 운동화 수집도 그만뒀다. 


W 돈이 많이 드나? 

강동원 운동화에 들인 돈이면 중고차 하나 사지 않았을까? 어릴 때부터 운동화는 사고 싶은데 비싸서 못 샀다. RC카 같은 장난감도 그렇고. 그래서 지금 집착을 하나 보다. 어릴 때 이루지 못했던 걸 어른이 되어서 여유가 생겼으니까. 


W 영화 많이 보나? 

강동원 안 본다. 나는 웃긴 게 영화를 잘 안 보고 드라마는 거의 안 본다. 책도 잘 안 읽는다. 


W 영화나 드라마를 안 봐도 연기에 지장 없나? 

강동원 아무래도 보는 게 안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서는 필요를 못 느낀다. 집중하고 있는 쪽이 그런 것이 아니니까. 내 목표는 최대한 솔직하게 상황에 맞게 연기하는 거다. 어디서 본 걸 흉내낸다고 도움이 되진 않잖나. 자기 게 아니니까. 내 걸 크게 만든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W 연출자와의 의사소통에는 영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촬영 현장에서도 문법을 안다는 게 도움될 것이고.

강동원 영화에 대해 많이 알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대본을 받고 그 다음에 감독님의 작품을 봐도 늦진 않는다. 전에 그런 얘기도 들었다. <다모>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데 <다모>를 봤나요? 물론 <다모>와는 다른 이야기인데 기자가 잘 모르고 그렇게 질문한 것이다. 못 봤다 했더니 그게 기사화되고 <다모>팬들에게 엄청 비난받았다. 그런데 <다모> 방영시기면 나도 다른 작품을 하고 있었을 때라 그거 볼 시간이 없었다. 드라마랑 아주 다른데 보면 뭐 하겠나? 좋은 작품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고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 시간이 되면 봐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W 하지만 더 급하고 바쁘고 중요한 일이 많으니까 아마 못 볼 것이다. 시간이 나면 뭘 하나? 

강동원 쉴 때는 무조건 쉰다. 다 잊어버리고 그래야 다음에 뭔가에 집중할 수 있고 능률도 오르니까. 집에서 일 없으면 잘 안 나간다. 제일 큰 관심 분야는 패션이다. 


W 모델을 계속 했으면 어땠을까? 

강동원 비전이 없잖나. 한국은 시장이 좁아서 패션에 관심도 너무 없고 모델들 만날 연예인들한테 치이고. 


W 그래서 결국 당신도 또 한 명의 연예인이 되지 않았나 

강동원 모델이라는 게 초라하고 싫어서 그만 둔 건 아니다. 재미있는 직업이고 매력적인 직업인데 한국에서는 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W 모델이건 배우건 뭐건 간에  강동원이라는 인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강동원 자아발전. 내가 나아진다는 것에 보람도 행복도 느낀다. 그렇게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이랑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고. 서로 가깝고 좋아해도 발전이 없다면 질리지 않나. 상대방으로 인해 서로가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식으로 하면 관계도 오래간다. 


W 운동하나? 

강동원 좋아하는 건 축구. 웨이트 트레이닝 빼고 뭐든지 다 한다. 공으로 하는 건 뭐든지 다. 


W “강동원한테 뭐가 궁금해”라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반응이 어땠을까? 궁금한 게 없단다. 왜 그럴까?

강동원 어, 그러면 안 되는데. 


W 여자들은 강동원을 알기보다 그냥 얼굴 보고 손 잡고 그러면 족하단다. 남자들은 관심 없어 한다. 말하자면 선물상자가 예쁘니까 뜯어보고 싶지 않은 거다. 두 시간 가까이 얘기하면서 당신이 재밌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나조차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는 흥미가 일지 않았다. 

강동원 기분 좋아해야 되나? 오래 안 가지 않나, 어차피 얼굴같은 건. 나중이 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겠지. 그럼 궁금하게 만들어야겠네, 갈수록. 


W 거울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나? 

강동원 내 어떤 표정을 지었을 때 어떤 감정이 전달되는가 본다. 물론 단순히 외모만 살피기도 한다. 혈색이나 눈의 부기 그런 것들. 아침에 일어나면 쌍꺼풀 상태가 어떤가부터 체크한다. 원래 짝눈인데 전날 술을 마셨거나 피곤하거나 하면 양쪽 다 생겨 느끼해 볼 수가 없다. 계속 푼다. 어떤 날은 더 작아지고 쳐지고 한쪽은 더 진해지고. 


W 당신의 소속사는 5년째 변함없이 맨모델이다 .

강동원 사람이 중요하니까. 돈을 바랐다면 벌써 큰 데로 갔다. 


W 돈이 안 중요한가? 

강동원 쓸 데도 없다. 


W 운동화 사야지. 

강동원 하하. 운동화도 사실 사려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 정도 돈은 있다. 내가 모으는 건 오랜 전통이 있는 농구화다. 시리즈가 아주 많은데 모으려면 끝이 없다. 언젠가 돈이 아주 많이 생기면 한꺼번에 사버리든가 할 작정이다. 


W 돈이 아니라 당신에게 중요한 건? 

강동원 자아발전. 


W 강동원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드나?

강동원 (묵묵히 끄덕임)


W 괜찮은 녀석이라는 뜻 같다. 

강동원 그건 내 입으로 말 안 한다. 웃기잖나. 마음에 드는 점이 몇 가지 있긴 하다. 자신감이다. 그거 없으면 연기 하기도 힘들고. 


W 수많은 강동원 인터뷰를 찾아 봤는데 대부분 읽기 힘들었다. 너무 달콤해서 닭살 돋아서. 

강동원 기자 분들이 좋게 쓰려다 보니까…


W 좋게만 쓰면 다행인데 환상의 인물로 만들어 놓더라. 

강동원 어떻길래? 발이 공중에 붕 떠 있던가? 


W 한 30cm쯤? 마치 순정만화 속 근사한 남자 주인공처럼 그린다고 할까? 하지만 당신과 만나 이야기 해보니 확신이 생겼다. 당신은 순정만화를 한번도 본 적 없으며 앞으로도 보지 않을 사람이다. 그런 감정 과잉을 견디기엔 너무 건조한 사람이고.

강동원 하하하 맞다. 유명하다는 만화들은 다 봤지만 순정만화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다. 나랑 안 맞는다. 


W 이번 영화에서 바라는 건 뭔가? 흥행? 비평? 강동원의 재발견? 

강동원 전부 다. 나도 새로이 봐줬으면 좋겠다. 


W 숨기고 있는 야심이 많은 청년이네. 

강동원 물론.      


W 꿈은… 우주정복? 

강동원 아니… 소박하다. 세계정복.


W 남자가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하는 때가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강동원 멋진 사람. 자기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 


W 너무 착한 학생 같은 답인데. 

강동원 100% 맞는 말 아닌가? 


W 아주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뜻인가? 

강동원 궁극적인 건 그렇다. 어떤 역할이든 다 잘하는. 아, 너무 뻔한 소리다. 


W 다 잘하는 게 되나? 사람이 자기가 잘하는 것 몇 가지만 잘하면 되지. 

강동원 아니다. 왜, 다 잘하면 좋지 않나. 


W 욕심이 많으면 필연적으로 자기를 많이 괴롭히게 될 텐데. 

강동원 그렇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조금씩 발전한다. 잘 못해도 열심히 하는데 누가 웃기다고 생각하겠나. 


강동원은 곱지만 화분에 심어진 식물처럼 꼼짝없이 멈춰 서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녹음기를 끄고 인사를 나누자 인터뷰보다 늦게 시작해서 먼저 끝난 축구 한일전의 결과를 확인하러 긴 다리로 냉큼 달아나 버렸다. 스물다섯살의 청년은 미숙하지만 매사에 목표를 갖고 있고 언젠가 그 목표에 닿을 수 있으리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 그러니 꽃보다는 사바나를 횡단하는 기린 정도가 어울리겠다. 느리지만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허공에 뜬 듯 보이지만 실은 땅을 단단하게 딛고 선 근육에는 오달진 아름다움이 있다.  


<형사>의 영어 제목은<DUELIST>다. 이 어린 배우가 지금부터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상대는 아마 자기자신일 것이다. 아주 큰 꿈을 꾸며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외모는 나를 가로막고 있어요. 너무 특징적인 인상을 주거든요.” 이건 마릴린 먼로의 말이다. 먼로보다 훨씬 단단한 강동원은 무엇에도, 심지어 너무 특징적인 인상을 주는 외모에도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 일본 만화 주인공이라면 한없이 겉멋을 가진 테리우스로 오해받지만 실은 무적의 자신감을 가진 강백호라고 생각했다. 명랑했으나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http://i.imgur.com/4skHCkG.jpghttp://i.imgur.com/V2Bwoel.jpg


사족 달면서 이 감동을 털고 싶지만 전체가 레전드ㅠㅠ퓨ㅠㅠㅠ

안 웃김ㅇㅇ 열심히 하니까 웃기진 않고 그냥 재미있다 작품들도 재미있고 인간적으로도 호기심이 계속 생기게 하고

친구도 오래 두고 사귀는 벗이 좋다더니 외모로 보나 자기 사고로 보나 멋있고 오래 가는 연기자가 있어서 넘나 고마운 것

저 뽀족한 입술이 참으로 신경 쓰였지만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었는데 새순 인정ㅇㅇ

갭모에까지 완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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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 onair 🐫🐫 독방지키미 낙타가 지나갑니다..🐫🐫 1 23.05.03 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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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5 onair 🐢🐢 독방지키미 거북이가 지나갑니다 엉금...🐢🐢 2 23.04.02 4,568
1714 잡담 우리오빠 드라마 한다는 기사떴는데 왤케 조용함 ㅠㅠ 4 23.03.28 6,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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