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 공부 삼아 번역 시도했다가 발목 잡힌 목발니티야.
저번에 추천 올라왔던 거 봤는데, 혹시나 해서 가져왔어.
모자란 영어실력을 한국어빨(?)로 포장하고 있어서
내용은 100%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원문: https://thebluewonderland.com/2021/04/14/kang-daniel-lyrically-the-best-album-yellow-album-review/
[ 강다니엘 : 가사로 볼 때 최고의 앨범 - <옐로우> 리뷰 ]
강다니엘은 이름도 많이 들었고 언젠가 노래를 찾아서 들어봐야지 하면서 한 번도 안 들었던 가수 중 하나이다. 내가 처음 K팝에 빠졌을 때부터 기억하는 이름인데도, 무슨 이유인지 굳이 들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컴백 소식을 듣고 마침내 그의 음악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동안 들었던 거의 모든 아티스트 때와 마찬가지로, 들어보길 참 잘 했구나 한다.
'디지털'
듣자마자 떠오른 것은 위켄드의 블라인딩 라이츠였다. 기계음이 내는 분위기가 가사와는 상반되는 댄싱 비트를 선사한다. 글을 써야하거나 노래가 너무 좋아서 노래 속 감정을 진하게 느끼고 싶을 때를 제외하면 보통 가사를 안 보는 편이다. 근데 어쩌다 가사를 들여다보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보길 잘 한 거였다. 이 곡은 후렴구의 빠른 템포 때문에 춤추면서 즐기고 싶어지는데, 가사는 주변에 도사리고 있던 디지털 세상이 갑자기 모든 걸 뒤집어버릴 수 있으니 숨고만 싶다는 내용이다. 그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강력한 곡이자,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다.
파라노이아
잘 만든 으스스한 분위기의 곡을 사랑하는데, 이 노래가 딱 그렇다. 이 곡의 미덕은 첫곡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데에 있다. 디지털 속 상황은 모든 것의 시작에 가깝다. 그는 천천히 자신을 삼켜버릴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이제 파라노이아에서, 어둠은 그를 완전히 감싸고 그는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계속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하나만 삐끗해도 모든 게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곡에서 정말 눈에 띄는 부분은 마지막 즈음에 그가 라라라~ 라고 계속 노래하는 대목인데, 마치 으스스한 자장가 같다. 잠들 때마다 악몽이 찾아오겠지만, 잠을 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잠을 자야 하니 자장가를 부르는 것만 같다. 결론적으로, 이 앨범에서 최애곡 중 하나였다.
미스언더스투드
강다니엘이 내놓는 모든 앨범이 이렇게 모든 곡을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라인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앨범을 정말 사랑하게 된 건 그 이유가 맞다. 이 곡은 파라노이아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살짝 풍기면서도, 어딘가 더 감성적이다. 부드러운 템포가 가사를 돋보이게 만들어, 더 깊이 느끼게 한다. 한국어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영어 가사가 더 눈에 띄고 푹 빠지게 되는데, 그래서 이 곡이 더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음악을 듣기만 해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가사가 전부 한국어였대도, 어떤 배합으로 들어있었대도, 듣는 것만으로 이 곡의 감성적 무게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안티도트
남들도 이해할지 모르겠는데, 곡이 시작하자 마자 멘탈붕괴를 느꼈다. 사람이 고통을 겪을 때 거치는 5가지 감정을 뮤직비디오로 표현한 곡들 많지 않나? 이 곡은 내가 생각하는 그 감정들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이해가 가는지? 아무튼, 이 곡은 내 속에 가장 깊숙히 박힌 곡이었다. 거의 도와달라는 외침 같다. 이 앨범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자면, 이 곡이 극한의 상황이다. 이 스토리라인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곡들을 만들었다는 게 정말 놀랍다. 스토리라인을 따라 만들었다는 다른 아티스트들의 노래도 들어봤지만, 나와 연결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모든 게 완벽하게 나와 들어맞는다. 최애곡은 아닐지 몰라도, 계속 귀를 기울이게 하는 곡이다. 이런 경우가 워낙 드문데, 참 대단한 곡이다.
세이브유
실제 곡보다도 더 가슴 아프게 느끼는 것 같은데, 이미 내 맘이 많은 면에서 다르게 느끼고 있어서 그렇다. 가사를 보니, 그리고 다른 곡들의 가사를 보니, 이 곡이 더 아프다. 이 앨범은 전체가 강다니엘이 스스로 겪은 일들, 그를 아프게 하던 것들, 그가 겪었던 어려움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곡에서 그는 '모든 게 무너져도 힘들어도, 내가 널 위해 곁에 있을게'라고 한다. 내게는 이게 그가 모든 고통과 고난을 겪고서도 '니'가 무너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곁에 있겠다고 하는 것으로 들린다. 다시, 이건 실제 가사 대신 내 마음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다른 곡들은 그가 자신에 대한('나'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곡에선 다른사람에게('너'에게) 이야기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가사로 볼 때 더욱 가슴이 아팠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가사다.
순위
1. Digital
2. PARANOIA
3. Misunderstood (feat. Omega Sapien)
4. Antidote
5. Save U (feat. wonstein)
모든 곡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사실 다 1등에 넣고 싶었지만, 찬찬히 생각을 해봤다. 평소 매기던 순위와는 좀 다른 리스트가 됐는데, 내가 좋아하는 곡부터 덜 좋아하는 곡까지 순서대로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럴 수가 없었다. 대신에, 앨범 속 순서 그대로 놓았다. 그 이유는 이 스토리라인이 너무나 강력하고 곡들이 서로 너무나 잘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순서로 놓는 것 자체가 틀렸다 싶어지고, 그렇게 놨다간 이야기를 망쳐놓을 것 같아서다. 앞서 말했지만,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곡을 1등에 놓고 싶었는데, 지금처럼 원래 순서 그대로 놓는 게 최선이다. 물론 모두가 1등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한 곡이라고 설명을 달아놓고 말이지.
종합
가사로 볼 때, 내가 만난 최고의 앨범이다. 날 것의 감성을 담은 곡을 쓰는 건 그리 흔치 않다. 전체 앨범에서 한두 곡이 좀 신선해서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5곡으로 마음속의 어둠을 들여다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굳이 하지 않을 정말 대담한 시도지만, 그게 이 앨범을 훨씬 더 즐길 만하게 만들었다.
비록 이 앨범은 모두가 작은 움직임마저 주시하는 유명세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강다니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 노래들은 우리가 겪는 다른 사건들과도 연결될 수 있다. 몇 차례 썼었지만 나도 힘겨운 시간을 보낼 때 음악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 앨범은 그런 나를 완벽하게 대변해준다. 난 내가 겪은 삶의 순간들과 경험들을 콕 집어내 이 앨범의 모든 곡들과 연결시킬 수 있다. 비록 똑같은 고통은 아닐지라도, 이 앨범은 내 생각을 가사로 표현한 것만 같다.
처음 들은 강다니엘의 앨범인데, 칭찬말고는 못 하겠다. 이 앨범의 구석구석이 내겐 완벽하고, 이 음악이 정말 필요한 순간인 지금 그의 음악을 듣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싫은 곡도 없고, 결국은 제껴놓게 될 인트로와 아웃트로도 없고. 오랫동안 듣게 될 것만 같은, 그저 한 편의 완벽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