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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설강화 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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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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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절절 떠드는 스타일이라 글이 상당히 긺

 

안녕👋 최근 서울의 봄과 디피를 보고 정해인 배우에게 흥미가 생긴 덬이야! 비단 더쿠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설강화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길래 거들떠도 안 보아온(이라기보단 티빙 넷플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내게 디플은 사치였음🫠) 디플을 구독했는데… 아니 이 드라마 재밌더라?! 조금 더 긴박하게 진행되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개 자체는 그냥 그랬는데, 연기 보는 재미가 진짜 쏠쏠했어 >_< 설강화를 보지 않고는 정해인의 연기를 논할 수 없다는 덬들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 도대체 얼굴이 몇 개야? 방팅 장면에서는 말쑥한 유학생 같다가, 이어지는 액션씬에서는 인간병기 같고, 인질극을 벌일 땐 악역인가 싶게 냉혹하더니, 당의 배신에 상처받는 순간에는 어린애 같은… 꼭 무슨 변검술이라도 보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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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말이었던가 베테랑 간첩이지만 스물 일곱 청년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주는 이 겁에 질린 표정이 너무 조앗어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앓는 연기는 또 어떻고ㅠㅠ 맺어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애써 마음을 누르지만, 그 마음이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ㅠㅠ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기의 위악에 자기가 상처받는 얼굴, 그 사람이 품을 파고드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떨리는 호흡, 저도 모르게 한 사람만 줄곧 좇는 시선 같은 것들이 정말 인상 깊었어. 마음과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하는 캐릭터 특성상 연기가 섬세하지 않았다면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어려웠을 텐데, 눈빛은 물론 눈짓, 손짓, 하물며 숨결로도 연기를 하니 이입을 안 하고 배기냐고ㅠㅠ 드라마에 이입하기보다 관찰하면서 보는 편인데도 이 드라마는 과몰입하며 봤어. 보는 사람을 자기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배우 같아.

 

무엇보다 제일 놀라웠던 건 연기가 질리지 않는다는 거였어. 아직 필모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찔끔찔끔 본 것까지 합치면 한 대여섯 개는 봤거든? 그런데 같은 감정도 캐릭터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르게 표현하더라고. 쪼도 없는 것 같고… 카멜레온 같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봐. 내 기억에 정해인 배우는 뜰 무렵부터 유달리 억울한 비난을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빛나는 재능으로, 노력으로, 한결 같은 태도로 결국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잡은 게 정말 멋있어. 앞으로 정해인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챙겨보려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를 오해했던 사람으로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온라인에서 악평을 하고 다닌 건 아니었는데, 가족들한테 이 드라마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얘기했었거든. 그런데 다 보고 나니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 될 게 없었어. 보지도 않고 속단했던 게 부끄럽네ㅠㅠ

 

내가 본 설강화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고안된 이념과 체제가 외려 개인을 억압하는 명분으로 쓰이던 시대를 비판하는 작품이었어. 남녀 주인공은 물론 서브 남여주인 이강무와 강청야, 장한나, 피승희, 계분옥, 인질극의 희생양이 된 호수여대 기숙사생들, 수호의 조원들, 제 아버지가 꾸민 공작에 휘말려 교전에서 전사한 영로의 오빠와 그 죽음에 상처받은 전우들까지, 독재정권 수뇌부와 부역자들을 제외한 등장인물 대다수를 시대의 피해자로 그렸더라. 

 

운동권이나 당대의 야당을 부정적으로 그렸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어. 운동권 학생인 정민 언니는 정의롭고 분별력 있는 사람으로, 야당 대선 후보의 브레인인 한이섭 교수는 ‘빨갱이’가 아니라 안기부의 음모에 의한 납북 피해자로 묘사되던 걸. (심지어 자식 목숨값으로 행복해 할 부모가 어디 있느냐던 수호의 일갈에서는 2014년에 일어난 사고도 떠올랐어ㅠ 나는 이 대사가 꼭 그 사고 피해자들의 유족에게 가해졌던 말도 안 되는 비난을 꾸짖는 대사 같아 슬펐어.) 결코 재미를 위해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한 작품은 아니라고 봐. 

 

잘 만든 드라마인데 집단광기가 씌운 프레임 때문에, 그리고 그 프레임만 보고 욕하던 사람들의 도덕적 우월감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도 악마화되고 욕 먹는 게 안타깝네ㅠㅠ 내게는 주제의식과 배우의 호연 모두 인상 깊은 드라마였어ㅎㅎ 설강화를 추천해 준 덬들 모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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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근데 임수호 왜 이렇게 가엾니ㅠㅠ 안준호도 짠했는데 임수호가 넘사네ㅠㅠ 보기 드물게 완벽한 남주던데 그래서 박복한가ㅠㅠ 88년에 정해인으로 환생해서 행복하게 살자 수호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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