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바 끝나고 사장이 저녁 산대서 밥얻어먹고 돌아가려는데 니가 맘에 든다 소리 들었음...
참고로 사장은 이혼했고 나랑 띠동갑 넘게 차이남
한달전에도 다른 남자알바생까지 셋이서 저녁 먹은적 있거든. 진짜 술도 안하고 건전한 저녁식사였음 저번주에 또 밥 산다길래 이번에도 그런건줄 알았어. 남자 알바생이 일을 못나와서 다음으로 미뤄질줄 알았는데 사장이 걍 둘이서라도 먹고오자고 하더라? 지금 생각하면 이때 '다음에 먹어요 ㅇㅇ이가 서운하겠어요' 이러고 거절할걸 후회되는데....
난 평소에도 당연히 사장을 알바고용주로만 대했고 개인적으로 연락한적 한번도 없고(몇시에 가겠다 이런거밖에 없음) 여지? 남긴적도 없고 평소에 다른 직원들도 잘 챙겨서 정말 걍 사장이 쏘는구나 하고 아무생각 없이 따라갔었던건데...다음주면 알바 그만둬서 마지막이니까 싶어서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어 함부로 따라가는거 아니라고ㅠㅠ근데 이런일 생기니까 진짜 내가 멍청한거였나봐
식당에서 밥먹는거까진 별다른 일 없었어
다먹고 나오는 길에 마실거라도 사라 이러길래 테이크아웃 커피매장에 들어갔음. 음료 기다리는데 뜬금 '오늘 밥 먹는거 사실 ㅇㅇ이한테 얘기 안하고 너한테만 했다' 이러는거야 그리고 '너도 알고 있었겠지만 니가 마음에 든다'이러더라....듣자마자 속으로 뭐라는거야 ㅁㅊ하고 욕나옴 뭘 알아 ㅁㅊ놈아
사장은 뭐가 맘에 들었느니 주절주절 얘기하고 난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굳어있었어 진짜 뭐라했는지 기억안남 너무 어이없고 충격받아서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전 그렇게 생각해본적 한번도 없다"이러니까 아니까 부담갖지 말래 상황 자체가 부담인데 뭔??
그렇게 어정쩡하게 음료 들고 집까지 걸어가는데(알바매장이랑 집이랑 가는 길이 특정지점까진 같아서 같이 걸어가야 했음) 알바 그만둬도 한번씩 밥이나 먹을순 있지 않냐며 두세번 자꾸 찔러보는거임...부담갖지 말라길래 난 얘기 끝인줄 알았는데 자꾸 다음을 얘기하니까 더 부담스럽고 거북해서 공부해야한다고 둘러댔고 시간없다 그럼
지금 생각하면 나도 내가 답답한데 막상 그런 욕나오는 상황을 직접 겪어보니 나이 한참 많은, 고용주한테 그자리에서 똑부러지게 말을 못하겠더라..
그러고 집에 왔는데 이렇게 글쓰는 지금도 스트레스 받고 있는 중이야
내가 만만한가? 내가 일하면서 뭐 잘못했나? 별 생각 다들고 또 거절하면 뭐 보복하는거 아냐? 이런 상상도 되고..
원래 다음주까지는 일하는걸로 되어 있었는데 일하러 가는거 미친거 맞지?
근데 일단 얘기는 하고 그만두는게 맞을거 같아서 생각해봤는데 만나서 얘기 하기도 싫고 전화하기도 싫은거야...
우리는 알바수당 일급으로 받는데 가끔 잔돈이 부족해서 킵해놓고 다음 근무일에서 까고 그러거든? 오늘도 6천원 더 받았는데 이것도 돌려줘야하고 밥먹고 나와서 갑자기 선물이라며 가챠 준것도 걍 돌려줄거고 저녁값도 돌려주려고 생각중이야 그러면 어쨌든 매장에 한번은 가야할거 같음
그래서 메모지에 대충 '그때 확실하게 얘기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가서 다시 말씀드린다 솔직하게 부담스럽다 정말 죄송하지만 이번주까지 일 하겠다' 이런 내용 쓰고 돈이랑 같이 내일 사장 출근하기전에 다른 직원한테 전해달라 맡겨놓고 오려고...잘 대처하는거 맞는지 모르겠어
혹시 더 나은 대처방법이 있을까? 그냥 전화나 대면해서 확실하게 말하는게 맞을까? 어떻게 생각해? 살리는셈 치고 조언좀 해주라..ㅠㅠ일톡에 올렸는데 댓글이 하나만 달려서 여기 왔는데 혹시 방 잘못 찾아온거면 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