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년차 교직원인데 학생 하나가 좀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것 같고 교수님들도 나한테 와서 조심스럽게 그 얘기 하시는데 본인도 부모님도 인지를 못 하고 계셔
얘 때문에 간단한 학사업무 처리(ex. 고교생기부 제출, 전공배정신청서 제출 등)도 질질 끌려서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야
더구나 이 학생 때문에 이 과에서도 매번 학생 불만이나 민원이 이래저래 들어오고 있어서 팀장님이 이 학생이랑 부모님 오시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하시는데 이 쪽으로는 완전 문외한이라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조언 좀 구하고 싶어서.. 아래 읽고 조금이라도 이야기해 주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아ㅠㅠ
1. 제일 처음으로 뭐지? 싶었던 건 부모가 아무리 과보호하면서 키웠어도 대학 입학하고 동기들이랑 학과 행사에 가거나 이럴 때는 혼자 오잖아?
근데 OT날 어머니가 따라오셔서 얘 자리에 뿌리는 소독제랑 물티슈로 닦고 앉힌 다음에 행사 진행하는 내내 창문 밖에서 안에 보고 계시고 학생들이랑 교직원들이 저녁식사 겸 뒷풀이하러 갔는데 거기도 오셔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애를 보고 계시더라고
여자애들 어머니들이 그러는 경우는 정말 드물게 몇 년에 한 번 보긴 했는데 얘는 남자애고.. 그 이후에도 신입생 사전평가 때도 같이 오시고 이러니 당연히 애는 학과에서 계속 겉돌아
2. 본인 등본이나 장학금 신청서 같은 거 제출할 때도 늘 본인이 아니라 어머니가 와서 제출을 하시는데 본인이 무조건 와야하는 거면 어머니랑 같이 와
그러면 나는 얘한테 서류 제출이나 이런 부분에 관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면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고 내 말 자체를 아예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혼잣말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보통은 마주보고 얘기하면 어쨌든 소통을 하고 있단 느낌이 드는데 얘는 전혀?
왜 그런가 생각해 보면 눈 맞춤이 전혀 안 되고 내가 눈을 쳐다봐도 본인은 손만 보거나 바닥을 보거나 심지어는 내 머리 위쪽 허공을 보고 말하기도 해
3. 세상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느낌인데 이게 이기적인 거랑 약간 결이 다르게 3~4살 애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야
예를 들어서 팀플을 하는데 본인이 아무 것도 안 해서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봤으면 미안해해야 하는데 왜 나한테 그런 걸 시켜놓고서 안 했다고 나한테 지랄이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뭘 하기로 해 놓고 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을 하면 자기 행동은 생각을 안 하고 왜 나한테 언성을 높이지? 왜 나한테 얼굴을 찌푸리지?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의 반응을 보이니까 교수님들도 자꾸 우리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하심..
4. 위에랑 비슷한 이야기인데 얘가 체육 교양 수업을 듣다가 다쳐서 어머님이 학교에 찾아오신 적이 있었어
어쨌든 학교에서 다친 거니까 나도 그 수업 담당 조교랑 교수님한테 상황 설명이랑 공문을 전달받아서 알고 있었는데 이게 그.. 교수님이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는 걸 본인이 혼자 몰래 해 보다가 다친 거였어
자세히 말하긴 좀 어려운데 간단하게 얘기하면 사자 우리에 절대로 손을 넣지 말라고 경고하고 경고문도 붙여놓고 공지도 여러 번 했는데 굳이 몰래 사자 우리에 손을 넣어서 손을 물린 것 같은 상황?
어머님도 왜 다친 거냐고 물으셔서 공문이랑 사유서 보여드리면서 이러이러한 상황에 사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했는데 이런 행동을 해서 다쳤고 처치는 이렇게 진행을 했고 학교에서 다친 거니 보험 처리는 될 거다 말씀드리니까 당연 어머님도 애한테 물어볼 거 아냐
하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왜 했냐고 하니까 그냥 해 보고 싶어서 했는데 왜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냐! 라는 반응이 돌아와서 다들 벙찜..
5. 말도 엄청나게 어눌해서 전화로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수준이고 대면을 해도 몇 번이나 뭐라고요? 잠깐만요 하고 되물어야 하는 수준이야
어찌어찌 알아듣는다고 해도 일반적인 언어 구성? 이 아니라서 머릿 속에서 엄청나게 생각을 해서 그 말을 조합해야 해
예를 들어서 경영학과 장학금 신청서 제출하러 왔습니다~ 라는 말을 나... 돈... 경영과... 할건데... 나... 종이... 받는거... 낼거예요... 이런 식으로 해
근데 몇번 되묻거나 이러면 갑자기 눈 돌아서 급발진하면서 괴성지르고 손에 잡히는 거 집어던지고 난리를 쳐
6. 다 비슷한 결이긴 한데 사회적인 약속에 대한 개념도 머릿 속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대학도 규정이라는 게 있고 학과들도 그 학과 특성마다 내규라는게 있는데 자기는 그런 거 마음에 안 든다고 여기저기 와서 따져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그런 규정이랑 내규에 전혀 상관 없는 예를 들면 전기팀 이런 데 쳐들어가서 나 맘에 안들어! 싫은데 왜 그거 해야 돼요? 바꿔 줘요! 이런다고 우리 팀까지 전화 오는 게 일임..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통용되는 것들을 저 어눌한 말로 꽂히면 하나하나 따지고 드는데 안 그래도 우리가 티오보다 사람 적은 상태로 운영 중이라 바빠 죽겠는데 이제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짜증이 나
우리학교 나름 서울에 있는 중상위권이라서 고등학교 때 수도권 평준화 기준 반에서 3등 안에는 들어야 오는 걸로 알고 있어서 경계선 지능은 아닌가 싶다가도 다른 거 보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뭔가 분명히 문제가 있어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애먼 동기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이런 케이스를 본 적 있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의심이 가?
팀장님도 문제가 있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뭐가 문제인 지 모르겠고 어떤 문제원인 때문에 이런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만 하기에는 설명이 어려워서 찾아보라고 하시는데 이걸 어디에 어떻게 찾아야할지 모르겠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