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텍스트보다 직접 들어야 웃긴데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적어보겠으니 충청도 사투리 심한 패치 상태로 읽어줘
할 : 이년이 정초인데 해가 중천에 뜨드록 자는겨? (아침 6시 10분이었음)
나 : 해도 여적 안 떴어... 할매 왜? 뭔 일 있는겨?
할 : 아아니? 내가 어즈께 간밤에 제야의 종 치는 걸 듣다보니께.. 너한티 꼬~옥 사과헐 일이 생각나갖구 이 시간이면 일어낫것지~ 하구 전화를 혓는디 쳐 자구있네!
나 : 아니.. 사과헐라구 전화를 혓으면 사과나 허지 왜서 승질을 내는겨.. 뭔디.. 나 더 잘거니께 빨랑 사과하셔..
할 : 내가 너그 애기 때 뭣두 잘 허구~ 이것두 잘 허구~ 저것두 잘 허구~ 이런 말 노래처럼 귀에 딱지 얹게 말한 거 기억혀?
나 : 응.. 뭐 내가 클 시상은 여자라구 뭐 못허구 안 그러니께 남자애덜보다 공부도 잘허구 운동도 잘허구 말도 잘허구 축구도 잘허라고 그런거?
할 : 이이~ 그래갖구 니가 고대로 컸는디.. 그 때 내가 중요허게 꼬~옥 말혓어야 혓는디 말을 못한 게 있어어~ 근디 그게 미안혀갖구 사과헐라구 전화혓어~
나 : 뭔디... 빨랑 말혀...
할 : 내가 다 잘허라고 하믄서.. 그.. 이~뿌라고를 안 혓더라고.. 그려서 긍가.. 니가 인물이 모지란가 싶어서.. 그거 사과헐라구 전화혔다..
나 : .....? ? ?
할 : 아니 나는.. 느그 엄마가 애기때부터 이뿌기로 유명혀서 엄마 닮았으믄 당연지사 이뿌것지 싶어갖구 말을 안 혓더니만.. 백일 지났능가.. 거 때부터 사위랑 똑같이 생겨갖구.. (말흐림)
나 : 할매 평생 사위 못생겼다구 생각한겨? 울 아빠 안 못생겼는디?
할 : 아아니 느그 아빠는 머스마니께 머스마답게 잘 생겨먹엇어~ 근데 느는 가시난디.. 가시난디.. 가시나가 우째 머스마같이 생겨먹어가지구.. 내가 만날천날 미안혀가꾸 엊그제 절 가서두 부처님 앞에 서갖구 반성을 혔어.. 내가 내 손녀년한티 못헐 짓을 혓다구 부처님 앞에서 얘기혓어.. 진작 사과혓어야 하는디 미안혀~ (전화끊음)
새해 첫 전화가 이런 거라니 대체 울 할매 나한테 왜 그러냐..?
이 전화 끊고 20분쯤 지났는데 엄마한테도 전화와서 할머니가 전화했었냐면서 엄마한테도 전화해서 미안하다구 똑같은 말 했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