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는 다행히 대표님이 해외파라 그런지 성인지 감수성이 높으신 편이라 상대적으로 사소한(?) 성희롱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내편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려고 하셨음. 그리고 가해자가 성희롱 외에도 업무적으로 폐급 수준이라 사직 처리 하는 것으로 합의가 빨리 됨. 그리고 워낙에 폐급이다보니 가해자랑 10년 이상 안 친한 지인들도 내 편을 들어주고 참고인 조사까지 성실히 해 줌.
난 가해자가 권고사직 받아들이는 엔딩으로 잘 끝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부터 조사 과정까지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나보다 안 좋은 상황에 놓인 덬들이라면 훨씬 큰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아 혹시나 직방에 검색해서 이 글 보게된 덬들 있다면.. 힘내라고 언젠간 끝나는 일이고 시간 지나면 또 상처는 무뎌진다는 얘기 해주고 싶음.. 그리고 조언이라면
- 사람들이 생각보다 참고인 조사에 대한 거부감이 큼. 부탁해도 안 해줄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받는 상처와 스트레스가 엄청 남. 그리고 조사 부탁 도중 내가 겪은 사건을 별 일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도 이런 사람들의 가벼운 말들에 엄청 화내고 상처받았지만.. 남들 시선을 조금은 덜 신경쓰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음 .. 물론 이게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조사해주는 사람한테도 너무 과하게 고마워하거나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그냥 증언에 필요한 도구 정도로 생각해야 나중에 회사생활 지속하기 마음이 편하더라.
- 직장 내 내편을 만들어두기.. 직장 내에 친한 동료가 있다면 가해자의 성희롱이나 무례한 낌새가 있을 때 미리미리 말해둬 나같은 경우는 친한 동료에게도 성희롱 사실을 신고 후에 얘기했는데 친한 동료에게 미리 얘기해두면 그게 증거도 되고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해주니 미리 말할 수 있으면 얘기하고 되도록이면 증거가 남게 메신저로 얘기하기
이거 말고도 느낀 점이 참 많은데 ㅜ 조언이라고 할 만한 건 이 정도밖에 없네.. 난 상대의 행동이 성희롱이었다는걸 인식하고 신고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덬들은 가능하면 낌새를 빨리 알아채고 최대한 가해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불편하다는 티를 바로바로 냈으면 좋겠어. 난 미온하게 대처하고 웃어주고 ㅋ ㅠ 그러는 바람에 남들 눈엔 내가 불편해보이지 않았던 거 같아.. 이런 일로 고생하는 덬들 있으면 다들 힘내길 나중에 돌아보면 또 잊혀지더라구. 우리 인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젤 중요하니까 본인 마음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고 본인이 원하는 바가 뭔지 회사에 강력하게 요구했음 좋겠어! 상식 있는 회사라면 최대한 덬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려고 할테니까.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