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관련 복지센터에서 일하는데 우리는 정신과 질환 쪽이라 지적장애, 자폐장애는 개입 안하거든
근데 이번에 뭐 바우처 때문에 한 아이가 들어와서 팀장이 나한테 줬는데 걔가 자폐인거야.
그냥 기계적으로 평가하고 의뢰서 써주면 되는 일인데 근데 갑자기 의문이 드는거야.
애초에 우리 센터는 지적장애나 자폐에 대한 전문적인 개입을 제공할 인력이 없어서 개입을 하지 않아. 난 솔직히 자폐에 대해 잘 모르거든? 전공 공부할 때나 봤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니까 개입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 내가 이 아이를 검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이 평가를 신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야.
팀장은 정신적인 문제에 집중하면 된다고 하는데, 일반 아동의 정신적인 문제와 자폐 아동의 정신적인 문제가 같은지에 대해서도 의문이고 예를 들면, 일반 아동의 강박 행동, 반향어, 몰입된 사고는 불안, 강박, 우울, 대인기피 등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자폐 아동의 경우에는 가지고 있는 특성 중 하나인데 이걸 정신적 문제로 평가해도 되나? 하는 의문이 들었어. 없앨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가지고 생활해야하는 것인데
물론 이걸로 정신과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개입해야겠지만 이걸 내가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냐의 문제인거지. 자신없거든.
암튼 이런 의문점에 대해 질문하면서 이걸 해도 되는지에 대해, 부모검사 외에 아동에게 어떤 검사나 놀이가 좋을 지 물어봤는데
뭔가 내가 일이 하기 싫어서 얘기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더라고? 하든 안하든 일단 해야지 이런식으로 대답하고. 일이 하기 싫었으면 애초에 이렇게 안물어봤지 걍 엄마한테 검사지 돌리고 애랑 적당히 시간 보냈겠지. 그리고 이 친구를 평가하게 되면 앞으로 이런걸 필요로하는 비슷한 유형의 친구들이 많을텐데 그 아이들도 다 제공을 해야하는지도 의문이거든. 미리미리 한계를 정해둬야 여기까지는 된다 안된다를 말해줄 수 있잖아.
난 진짜 얘한테 짧은 시간이더라도 즐거운 경험을 주고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건데 팀장 다 좋은데 이런식으로 말할때마다 좀 화나. 워커홀릭인거 알겠는데 나는 뭐 일안하고 노냐고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