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회사 사장이 진짜 쪼잔을 인간화한 사람이었음
어느정도냐면 개인정보 담겨있는 종이도 이면지로 다 쓰고도 앞뒤에 뭐 막 적혀있는 종이인데 회의할 때 빨간 사인펜으로 쓰면 뭐라 썼는지 보인다면서 아이디어 같은 거 적는 용도로 시키고 그렇게 앞뒤 다 쓰고도 버리면 개지랄남;;; 그렇게 모은 종이 250장 가져가면 종이 세는 기계로 세서 250장이어야 에이포 한묶음 줬음
그래서 내 상사들은 자기 돈으로 회사에서 쓸 복사지 샀는데 더 웃긴건 그것도 몰래 써야지 쓰다 걸리면 벌금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회사에서 딱 한 번 울었는데 그 당시에 내 월급이 세금 떼면 100만원대 초반이었는데 탕비실에서 쿠크다스 두개 가져가다가 걸려서 회사물품 횡령이라고 시말서 쓰고 벌금 10만원 내고 자리에 앉아서 울었던거 기억남..ㅎㅎ..
네임펜 같은 것도 어느정도 쓰면 잘 안나오잖아? 그러면 알콜 비스무리한 뭔 용액 주고 만년필 쓰듯 찍어서 쓰라고 함 그러면 진짜 미세하게 남은 잉크까지 쪽쪽 빨아서 쓸 수 있다면서 그렇게 쓰고 용액 찍어도 안 나올 정도가 되면 반납해야 새 네임펜 사줌
개웃긴건 이 회사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내 첫 회사라 원래 이런 줄 알았는데 3년쯤 일했을 때 외부에서 경력직 과장님이 입사했는데 회사 꼬라지 보고 너무 놀랐는지 회사 멸망 계획 세워서 사장이 법 어긴 거 이런거 다 모아가지고 회사 뒤집어 엎어서 회사가 없어짐
그래도 나름 사장이 쪼잔하지 물경력은 아닌 회사였고 회사생활 하면서 방통대도 다니고 자격증도 따놓고 이래서 수월하게 다른 곳으로 이직했는데 그렇게 들어간 곳이 이름 있는 곳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중견기업이었는데 사무실에 복사지 쌓여있고 펜은 서랍에 수백개 들어있어서 깜짝 놀라고 종이 다쓴거 모아서 팀장님 드리니까 쓰레기를 나 왜 줘? 이래서 그 때서야 이상한걸 알았음..ㅎ..
그 사장 그 때 환갑 넘었었으니 지금은 여든 가까이 됐을 것 같은데 유병장수하고 계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