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퇴사한 부장이랑 팀장이 권위적인 사람들은 아니었는데 나름 존재만으로도 조직 기강을 잡는 역할을 하던게 맞았나봐 부장 팀장 퇴사하니까 차장이랑 과장이랑 술 마시고 서로 소리 지르면서 니가 잘했네 못했네 삿대질 하면서 싸워대고 차장은 자기가 편애하는 여직원 뒤꽁무니 쫓아다니면서 걔가 일 바빠서 힘들다고 투정부리면 걔 일까지 대신 해주더라 다른 직원들은 노관심이면서... 과장은 원래도 하는 일에 비해 엄살이 심한 편이었는데(실제로 다른 상사들도 그렇게 평가했었음) 그마저도 부하직원들한테 내릴 생각만 하고 있더라고 나도 권유 받았었어 감당 못할거 같아서 거절했지만
업무 자체도 100% 중에 80%는 그냥 잡무 수준이야 근데 엄청 바쁜 잡무라고 해야 하나ㅋㅋ난 분명히 이 회사에서 3년을 일했는데 포트폴리오에 쓸 말이 없는거야 물경력이었던거지 물경력이면 일이라도 안 바빠야하는데 시즌에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도 잦고 밤에도 급한거는 집에서 원격으로 처리해야 돼 이제 파트장 일도 해야하니까 전보다 더 바쁘면 바빴지 덜 바빠지진 않겠지 그러니까 환승이직을 하자니 이직 준비 기간이 너무 길어질거 같은거야 물경력 길어져봤자 알맹이 없이 년수 채우기밖에 안 될 것 같아서 그 시간에 퇴사하고 스펙업 하는게 더 남을 것 같더라고
연봉도 한몫 했어 일단 초봉도 적은데(3000 미만) 8년차 직원이랑 연봉 공유했는데 나랑 월급이 35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더라ㅋㅋㅋ 연봉으로 따지면 450정도? 그러니까 내가 여길 8년을 다닌다 해도 난 지금 월급에서 35만원 더 받는거야 이렇게 생각하니까 더 동기부여가 안 되더라고 그나마 버틸 의지도 사라지는듯한 느낌?
그래서 이직처 없이 퇴사하기로 결정했어ㅠ 잘 한 결정이겠지 맘 굳게 먹었는데도 퇴사 후의 불안감 때문에 잠이 안 온다ㅠㅠㅠㅠ